합성섬유 대체할 친환경 소재로 주목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중국 동화대 연구팀
중국 연구팀이 개발한 '거미줄 섬유'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중국 동화대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끊어지지 않아야 하는 수술용 실이나 방탄조끼 등에 두루 활용 할 수 있는 튼튼한 거미줄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나일론이나 케블라 등 합성 섬유는 제조 과정에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이들 소재의 사용량이 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뛰어난 강도와 신축성을 가진 거미줄 원료를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누에처럼 거미를 사육하는 것이지만, 거미는 서로 싸우기 때문에 한 곳에서 기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중국 동화대 연구팀은 거미 대신 유전자를 변형한 누에를 이용해 '거미줄 단백'을 얻어, 방탄복 소재인 케블라 섬유보다 튼튼한 거미줄 섬유를 만들어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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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준펭 미(Junpeng Mi) 박사는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는 거미줄만큼 강인하지 않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주로 의류에 이용된다. 반면, 거미줄은 합성 섬유에 버금가는 강력한 섬유지만 거미의 공동 식성 때문에 상업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이용해 편집한 플라스미드 혼합물을 누에알에 미세 주입하는 방식으로 거미줄을 짜는 누에를 탄생시켰다. 또 형질전환 거미줄 단백질이 누에 분비샘의 단백질과 작용해 섬유가 적절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중국 동화대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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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섬유는 케블라의 6배 이상의 인성(靭性·toughness)을 구현했으며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도 뛰어나다. 또 누에는 섬유를 보호층으로 코팅하기 때문에, 이전 인공 거미줄 공정의 문제로 지적된 습기 및 햇빛 노출의 취약성 문제도 해결했다. 

준펭 미 박사는 "드디어 거미줄 섬유 상업화의 길이 열렸다. 유전자 변형 누에를 통해 거미줄 섬유를 생산하면 저비용·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이어 "거미줄 섬유는 수술용 실과 방탄조끼는 물론, 의류·스마트 소재·군사·항공우주 분야 등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섬유는 합성 섬유를 대체할 유망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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