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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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과 중국의 날선 대립의 최대 피해자인 화웨이가 '애국' 이미지가 더해지며 중국 시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 화웨이 메이트60 인기...中스마트폰 시장 견인 

시장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4주간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중국 스마트폰 성장의 원동력은 단연 화웨이다. 이 기간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90% 넘게 성장했다. 중국 지난 2분기 전년동기대비 3% 감소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침체 속에 있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Counter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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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8월 30일 사전 예고 없이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Mate 60 Pro)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체 SMIC(중신궈지)의 7nm(나노미터) 반도체 프로세서를 탑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카운터포인트는 메이트60 프로의 성공이 중국 시장에서의 화웨이 부활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화웨이에 대해 '국가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군사·외교 등 다방면에서 중국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마치 보란 듯이 '중국의 자존심'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미국 제재 이전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에 큰 공을 들였다. 2019년에는 애플을 능가하는 세계 2위의 출하량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혹독한 제재를 받으면서 사업이 급격하게 꺽이기 시작했다. 전방위 제재 및 시장 접근 제한으로 기회 손실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술로 제작된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등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추가 규제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또는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 美 제재 속 우회 조달과 기술 자립 모색  

화웨이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7nm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를 선보이자 중국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화웨이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메이트 60 프로'를 90일 이내에 배송해주는 예약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사양과 제조 방식 등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SMIC가 오래된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구형 장비를 비교적 고도의 반도체용으로 용도를 전환해 제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미국 대중 규제에는 허점이 존재한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미 의회의 자문기관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이번 연차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은 여전히 미국 첨단 장비를 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Hua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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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중국 수입업체들이 낡은 제조라인에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면 첨단 장비를 입수할 수 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적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확인하는 엄격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USCC 보고서는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제조장비를 입수하는 다른 경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규제 도입은 2022년 10월이었지만 일본과 네덜란드는 각각 올해 7월과 9월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했다. 이에 중국은 시차를 이용해 제조장비를 대량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은 네덜란드에서 32억달러 상당의 반도체 제조장비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17억달러와 비교해 88% 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총수입액은 138억달러에 달했다. 

업계에선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부품 절반 정도가 중국산 제품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사 업체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의 협력으로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를 11월 13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중국산 부품 비율을 늘리는 추세이며, 메이트 60 프로의 경우 중국산 부품 비율이 금액 기준으로 47%에 달했다. 2020년 출시한 메이트 40 프로의 중국산 부품 비율은 29%였다. 

화웨이는 7nm 공정의 5G 통신칩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까지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하며 기술자립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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