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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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간의 뇌에는 약 860억 개의 뉴런과 수조 개에 달하는 시냅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하나의 뉴런은 최대 1만 개의 다른 뉴런에 접속하고 있으며 서로 통신한다.

최근 뇌 구조에 착안한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설계 및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도의 생물학적 시스템 바탕의 바이오컴퓨터 구축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블루밍턴캠퍼스 펭 구오 교수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배양한 뇌 오가노이드(미니뇌)를 전자칩에 연결한 '브레이노웨어(Brainoware)'를 구축해 간단한 수학 방정식을 풀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의 뇌 오가노이드는  실제 두뇌가 아니라 생각·감정·의식이 전혀 없는 단순한 조직 배열이다. 실제 인간의 뇌를 살펴보지 않고도 뇌가 어떻게 발달하고 작동하는지 연구하는 데 유용하다.

위: 배양 7일, 14일, 28일, 몇 달 후의 뇌 오가노이드/아래: 배양 1개월, 2개월, 3개월의 뇌 오가노이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위: 배양 7일, 14일, 28일, 몇 달 후의 뇌 오가노이드/아래: 배양 1개월, 2개월, 3개월의 뇌 오가노이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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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뇌 오르가노이드에 축적 컴퓨팅(reservoir computing)으로 불리는 인공신경망의 일종을 이용한 전극을 연결했다. 전극을 통해 송신된 전기 신호로 정보를 뇌 오르가노이드로 보내면 뇌 오르가노이드가 해당 정보를 처리, 신경 활동 데이터 형태로 계산 결과를 출력한다. 연구팀은 이 일련의 시스템을 '브레이노웨어'라고 명명했다. 

브레이노웨어의 작동 방식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브레이노웨어의 작동 방식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연구팀은 "브레이노웨어에 전기 신호를 주면 신호에 반응해 신경 활동 데이터를 출력한다. 이번 실험 결과는 브레이노웨어가 실제 정보를 처리하고 인간 감시 없이 계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브레이노웨어의 유용성 증명을 위해 8명의 실험 참여자에게 일본어 모음을 발음하도록 했다. 그 후 녹음 음성 클립 240개를 사용해 브레이노웨어가 특정 한 명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전기 신호로 변환돼 송신된 음성 클립을 처리한 브레이노웨어는 신호를 출력해, AI를 이용해 분석했다. 불과 이틀간의 훈련이었음에도 브레이노웨어는 약 78%의 정확도로 화자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브레이노웨어에 이용된 뇌 오르가노이드 중 하나(위)와 스캔한 신경 활동(아래) 일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브레이노웨어에 이용된 뇌 오르가노이드 중 하나(위)와 스캔한 신경 활동(아래) 일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Electronics

구오 교수는 "아직 AI로 작동하는 순수 하드웨어 컴퓨터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는 뇌 오가노이드를 컴퓨팅에 사용하는 최초의 시연이다. 미래 바이오 컴퓨팅 분야의 뇌 오르가노이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레나 스미르노바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뇌 오르가노이드를 이용한 시스템의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무수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기술을 확대할 때 윤리적 배려를 염두에 두는 것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연구는 학습 메커니즘·신경발달·신경변성질환의 인지적 영향에 대한 기초적 통찰 제시와 함께 새로운 치료법을 테스트하기 위한 모델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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