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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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 정부가 복수의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외국 브랜드 스마트폰의 직장 내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해외 기술 의존을 줄이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애플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1~2개월간 경제적으로 발전중인 연안부를 포함한 최소 8개 성에 있는 복수의 정부 부처와 여러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중국 토종 브랜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아이폰이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폰 자리를 화웨이에 뺏긴 사실이 보도된 직후 이루어졌다. 수급 양면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 입장에서 한층 혹독한 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월에도 베이징과 톈진 등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에 동일하게 해외 스마트폰 사용 배제를 통보한 바 있으며, 이번에 그 대상을 한층 확대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저장성·광둥성·장쑤성·안후이성·산시성 북부·산둥성·랴오닝성과 심지어 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을 보유한 허베이성 중부까지 최소 8개 성에 걸친 도시에 내려졌다. 

지시를 내린 조직의 정확한 수는 현시점에서 불분명하고 지시 정도도 직장 내 사용 금지부터 완전한 금지까지 제각각이다. 분명한 것은 아이폰 금지령 확대가 미국 기술을 배제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극적으로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이다. 

블룸버그는 또 미국의 엄격한 규제로 궁지에 몰린 화웨이의 반격과 시기가 겹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 뒤에는 자국 산업의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매체의 자체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폰15의 중국 판매량은 이전 모델보다 하락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아이폰 인기 하락의 배경으로 화웨이가 자국산 첨단 프로세서를 탑재해 선보인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가 8월말 출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반도체 프로세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loomberg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반도체 프로세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loomberg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를 두고 미국 제재에 대한 승리라고 보도했지만, 미국에서는 제재 위반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매출의 약 5분의 1이 중화권에서 나오고 제조 과정도 중국 현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아이폰 금지령 확대는 애플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래는 애플이 중국에서 얻고 있는 수익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2022년까지 약 10년 동안 수익이 약 3배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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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은 아이폰을 겨냥한 것이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산 기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삼성에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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