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 북한노동자 임금 협상을 놓고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싸움을 벌이는 한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에게 방북을 요청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당국은 개성공단 북한노동자 임금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 28일 협상을 속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북한은 개성공단 북한노동자의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남북 간 합의없는 일방적인 임금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에게 “(5월에) 이 이사장이 오시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북한이 양동작전을 구사하는 것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의 방북을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 같은 무드 속에서 개성공단 북한노동자 임금 문제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이 이사장의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올초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는 없다는 입장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개성공단 북한노동자 임금 문제를 비롯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향후 남북간 경제현안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풀어가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속내인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계간학술지 사회과학원 학보를 통해 “현실적으로 우리 당과 정부는 개성이 북남이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가장 첨예한 지역이지만 대범하게 이 지역을 남조선 기업가들에 경제특구로 내주었으며 토지를 무상이나 다름없이 임대해줬다”고 ‘생색’을 내기도 했다.


또한 북한의 양동작전에는 남한 내 여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제안, 이 이사장 면담 추진 등 대남 친화적 메시지를 통해 남한 내 반발여론을 잠재우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한 후 경제적 이익을 보려는 계산인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부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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