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위인 기자] 내츄럴엔도텍(대표 김재수 회장)의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과 관련된 제품인데다 주소비자층이 중년이상의 여성들이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일반적으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 특히 식품과 의약품 등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 여성중에서도 미혼 여성보다는 기혼 여성의 반응이 더 큰 경향이 있다. 자신만이 아니라 주부로서 자녀 등 가족전체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사건이 불거지기전 8만6600원에서 6일 2만4600으로 9거래일만에 거의 4분 1 토막이 나며 1조2000억원 가까운 시가총액이 허공에 사라졌다. 내츄럴엔도텍 주식에 투자했던 일반 소액투자자들은 큰 손실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이 공급한 재료로 만든 상품을 판매한 홈쇼핑업체에는 소비자들의 환불요구는 물론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검찰은 내츄럴엔도텍 압수수색 등 수사에 들어갔다.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의 의견이 달라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가 신경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입장인 반면 식약처는 식품원료로서는 부적합하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내츄럴엔도텍은 처음 소비자원의 성분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반박자료와 언론매체 광고를 내고 소비자원에 대한 소송제기 등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식약처의 검사결과 이엽우피소 함유 사실이 확인되자 이를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보도자료를 낸데 이어 사과광고를 게재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보도자료에서 이엽우피소의 ‘비의도적’ 혼입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김재수 회장 이름의 ‘백수오 관련 대국민 사과문’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해명을 했다.


원료 보관 위탁업체의 창고 화재로 영농조합에 보관중이던 백수오 원료가 일시적으로 입고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는 것이다. 회사측이 일부러 이엽우피소를 섞은 것이 아니라 납품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내츄럴엔도텍은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은 또 사태가 불거지기전 임원들의 주식매각에 대한 내부자거래 의혹과 관련, 매각내역과 매각대금 용도(미혼직원 숙소 확대 등 복지기금 출연)등을 상세히 밝히며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잘못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책임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은 김재수 회장의 평소 선행을 통한 ‘더불어 사는 삶’ 실천과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아쉽고 안타깝다.


김재수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의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김재수 회장은 지난해 10월 10억원을 기부해 아너소사이어티의 600번째 회원이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의 지금까지 최고액 기부는 29억여원으로 김재수 회장의 10억원 기부액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 가운데서도 5번째 고액으로 꼽힌다.


김재수 회장은 기부당시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바이오기업을 성장시키면서 사회의 건강을 위해 환원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재수 회장은 그러면서 “주력상품인 여성 호르몬제가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이번 기부금은 평소 건강식품을 잘 접하지 못하는 저소득 여성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액수보다도 기부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 돈이 많다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돈을 가진 부자라고 해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착한 마음이 없으면 기부에 나서지 못한다.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에도 취약계층?여성들의?치과?지원을?위해?한국여성재단과?협약을?체결했으며,?여성?갱년기?증상?개선제품을?자선바자회?등에?지원한?바?있다. 김재수 회장은 기부와 공익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남을 위한 마음을 갖고 나눔활동에 적극적인 가진 김재수 회장이 이끄는 내츄럴엔도텍이 부정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었다는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먹거리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부정 불량식품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할 사회악이다. 부정식품 근절을 위해서는 강력한 불매운동 등 소비자들의 행동과 함께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업무 담당자만이 아니라 최고경영자까지 처벌하고 과태료나 벌금 등 경제적 부담도 회사가 흔들거릴 정도로 무겁게 해야 한다. 어쩌다 한번, 실수로 그런 경우라면 모를까 그저 어떻게든 돈을 더 벌기 위해 회사가 유해물질이나 불량재료임을 알고도 일부러 그런 경우 더욱 그렇다.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용 행위도 이런 책임과 처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수라 해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다만 ‘비의도적’이라는 해명은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내츄럴엔도텍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엽우피소 사용이 처음이고 정말 실수였다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기업과 기업인이 기부와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고 평가받을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의 1차적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환불요청과 집단소송 움직임 등으로 볼 때 내츄럴엔도텍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 있다. 아마도 창사이후 최대의 위기가 아닐까 싶다.


김재수 회장과 내츄럴엔도텍이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질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답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더 적극적으로 실천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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