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KDB산업은행은 기업은행과 각각 500억원을 출자해 우수 지식재산권에 직접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NPE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NPE(Non Practicing Entities)란 보유한 특허를 제품생산에 활용하지 않고 특허 라이센싱 및 침해청구 등 IP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 같은 펀드 조성 배경에는 국내 IP(지식재산권) 산업은 국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양적성장을 이루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미흡한 상황으로 한국기업이 해외 특허괴물들에게 주요 타켓이 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특허 출원건수는 세계 4위 수준이지만 IP(지식재산권)의 수익화 및 금융 활용도가 낮아 IP 관련 무역수지는 62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NPE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은 244건이며, 세계 최대의 NPE인 IV(Intellectual Venture)사가 1200여건의 국내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국내기업들에게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연구소, 대학,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IP를 발굴해 투자함으로써 기업에게는 기술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취득 IP를 활용하여 국내외 라이센싱 등 수익화 활동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해외 특허침해소송에 휘말린 국내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허매입 및 컨설팅 활동도 추진키로 했다.

펀드는 기관투자자 추가 투자 가능한 멀티 클로징(Multi Closing) 구조로 블라인드 펀드이며, 신탁기간은 총 10년으로 운용사는 KDB인프라자산운용이다.

‘KDB인프라 IP Capital 펀드’는 IP 자체를 우선 투자대상으로 하는 면에서 보유 IP를 사업화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던 기존 IP 펀드와 차별화된다.

성주영 산업은행 창조기술금융부문 부행장은 “산은은 IP 유동화증권 발행, 기술거래마트 오픈 등 I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품개발 및 인프라 조성에 힘써 왔으며, 이번에 NPE 펀드를 출범시킴으로써, IP의 개발에서부터 유통을 거쳐 수요자 시장에 이르기까지 IP 금융 플랫폼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며 “10년전, 20년전에 정부 및 정책금융기관이 벤처투자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 것처럼 이번 펀드가 민간투자자들의 IP 거래를 촉발시키고 연구개발자들의 R&D를 활성화시키는 IP 선순환 생태계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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