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소득 상·하위 10% 가구의 소득분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서울 양천갑)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10분위 평균소득’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 소득 상위10% 가구의 소득이 511만원 늘 때 하위10% 가구는 불과 3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상?하위 10% 소득격차는 26.8배에서 27.7배로 확대된 것이다.

2013년 기준 전체가구의 평균소득은 4676만원이지만 중위소득(전체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배열했을 때 한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은 이에 한 참 못 미치는 3800만원이었다. 한 달에 320만원은 벌어야 전체가구 중 딱 중간인 셈이다. 평균값과 중위값의 차이가 클수록 중위소득을 크게 웃도는 고소득가구의 소득이 많다는 의미다.

상위10% 가구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은 각각 1억3757만원(월1146만원), 1억1700만원이었다. 상위10%가 되기 위해서는 가구소득이 최소 9120만원(월760만원)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은 각각 511만원, 650만원 증가한 셈이다. 가구소득이 1억원이 넘는 가구는 8.1%(14만9424가구)로 조사됐다.

하위10% 가구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은 각각 497만원(월41만원), 512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두 수치는 각각 3만원, 6만원 늘어난 셈이다.

소득10분위 배율(상위10% 평균소득/하위10% 평균소득)은 26.8배에서 27.7배로 격차가 0.9배 증가했다. 중앙값을 기준으로 하면 21.8배에서 22.9배로 1.1배 확대되었다. 소득점유율은 상위1%, 상위10%, 상위20%는 각각 6.6%, 29.4%, 46.3%로 나타났다. 하위1%, 하위10%, 하위20%는 각각 0.03%, 1.1%, 3.5%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10%의 가처분소득은 1억1000만원, 하위10%는 435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10%의 가처분소득은 475만원 증가한 반면 하위10%는 1만원 늘어나는데 그친 것이다. 소득 2분위(하위 10~20%) 또한 1004만원으로 12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처분소득 기준 상·하위10% 소득격차 역시 24.3배에서 25.3배로 확대됐다. 2011년과 비교하면, 상위10%는 835만원 늘어나는 동안 하위10%는 2년 동안 한 푼도 늘지 않은 것이다. 가처분소득이 1200만원 미만(월100만원)인 가구는 18.8%(345만 가구)에 달한다. 가처분소득이 적자인 가구도 11만6천 가구로 0.7%나 된다. 소득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의 조세 및 재정정책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상위1% 가구의 평균소득은 3억936만원(월 2578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1% 가구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억8760만원(월1563만원)을 벌어야 한다. 전년(2억9694만원) 대비 1242만원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하위1% 가구의 평균소득은 135만원(월11만원)으로 전년대비 2만원 감소했다. 2011년 대비로는 17만원(11%) 감소한 것이다.

상·하위1% 소득격차는 2012년 217배에서 2013년 229배로 확대됐다. 하위1% 가구가 30년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여덟 번의 생애소득을 모두 합해야만 상위1%의 1년 치 소득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김 의원은 “상·하위 10% 소득격차가 30배에 가깝다”면서 “소득불평등이 완화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특히 하위10% 소득은 불과 3만원 늘어났는데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소득이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계층별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면서 “법인세 정상화를 통한 복지지출 확대로 가처분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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