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황선영·김성산 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 한 해가 저물고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는 국민들의 잠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대유행했고, 민주화의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국민들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명백한 친일기업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형제의 난’ 사태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먹튀’를 노린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출현으로 경제계를 긴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국민들의 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게 됐고, 휴대전화 데이터 요금제 전성시대가 열리며 통신비를 줄일 수 있게 돼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국민들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주도하에 자행된 역사 교과서 국정화라는 반국민적 개정과 군대 기피를 위해 이중국적을 취득했던 가수 유승준의 국내 출입 요구 논란 등 국민들의 성토가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이 외에도 해외에서는 극단주의 이슬람국가 IS의 파리테러사태로 국가적 공포감이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들기도 했고 2차 대전 참전 전몰 일본군들이 배향된 일본 야스쿠니 폭발음 사건 용의자로 지목받던 한국인이 일본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 등 참으로 다사다난한 2015년을 보냈습니다.


이에 <데일리포스트>는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선정 재조명했습니다.[편집자]


잘못된 만남성완종 리스트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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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받고 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직전 남긴 메모지 한 장이 올해 대한민국 정치권을 강타했습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 불리는 이 쪽지에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관계 인사 8명의 이름과 금액이 함께 적혀있어 일대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정치권 비리에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던 이번 사태는 검찰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불구속 기소함으로써 일단락 됐습니다. 현재는 법정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낙타가 몰고 온 재앙메르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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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공포가 올 상반기 내내 대한민국을 뒤덮었습니다. 지난 5월 중동 카타르 방문 후 귀국했던 내국인 1명이 같은 달 20일 메르스 판정을 받으면서 본격 국내 확진이 시작됐습니다.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 미흡으로 확진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고 사망자까지 발생했습니다. 병원들은 메르스 숙주로 낙인찍혔고, 유통·관광업계는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하반기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던 메르스 사태는 지난달 25일 마지막 환자의 사망으로 종결됐습니다. 사망한 메르스 환자수는 38명이며 메르스 치사율은 20.4%로 집계됐습니다.


상주 독약 사이다’ 80대 할머니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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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의 한 시골마을에서 ‘농약 사이다’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신 할머니 6명 중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져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입니다. 해당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같은 마을에 살던 박모(83) 할머니가 지목됐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국민 참여 재판이 진행된 결과 박 할머니는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박 할머니 가족들은 억울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눈치 보며 열병식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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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3일 중국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베이징 텐안먼(天安門) 성루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나란히 앉아 열병식을 지켜보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생중계되면서 갑론을박이 펄쳐졌습니다. 서방세계는 평화메시지와 전쟁무기는 ‘모순’이라는 지적과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박 대통령의 의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우방인 한국이 엄청난 압력을 무릅쓰고 중국에 왔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일VS북중러’의 동북아시아 구도가 재편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갈아엎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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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출판사에서 발행하던 한국사교과서를 오는 2017년부터 국가가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의 역사교과서들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역사인식에 대한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추진 배경입니다. 현재 국민들과 시민단체, 야당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정화 추진은 친일 역사 은폐와 독재 미화 의도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역사 전체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는 국정교과서 집필진을 구성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문민정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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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오전 향년 87세의 나이로 서거했습니다. 1993년 2월 25일 취임한 김 전 대통령은 32년의 군부정권을 종료시키고 출범된 ‘문민정부(文民政府)’의 지도자였습니다. 비록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에서 배출된 대통령이었지만 군 출신이 아닌 민간인의 최초 정부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국가장 영결식이 거행된 후 김 전 대통령의 운구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14억 중국 대륙 빗장 연 한·FTA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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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서 14억 거대 시장의 빗장이 마침내 풀렸습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이 2012년 5월 첫 번째 협상 개시 이후 약 3년 반만에 맺은 결실입니다. 민감 품목인 ‘농수산물’과 ‘중소기업 경쟁력’을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눈치입니다.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10년 이내에 양국 모두 65% 이상의 관세가 철폐되며 향후 20년 간 7000개 이상 제품의 대(對)중국 관세가 철폐됩니다.


복면 썼다 IS로 전락한 민중궐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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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반발하며 두 차례의 민중총궐기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면 시위는 IS같은 테러단체들이 하는 행동과 동일하다’는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보고 집회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이에 국민들은 2차 총궐기 때 ‘가면 시위’로 항의했고 오는 19일 3차 집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민생은 모르쇠오직 당권 챙기는 잡스와 새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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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비주류로 불리는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가운데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까지 탈당을 감행하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현재 당내에는 내홍 해결방법으로 ‘문 대표의 사퇴’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야당 내 잡음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민생은 챙기지 않은 채 당권 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심장 야스쿠니 신사 울린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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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3일 오전 10시께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신사에서 한 차례 폭발음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한국인 전모(27)씨가 지목됐고, 전씨는 건조물 침임 혐의로 이달 9일 일본 경찰에게 체포돼 11일 구속됐습니다. 사건 당시 신사 화장실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전씨 본인이 설치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현재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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