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환율 역풍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나 급감해 201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기아차는 23일 작년 매출 47조970억원, 영업이익 2조5725억원, 순이익 2조99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3년 대비 1.1%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실적 가운데 핵심인 영업이익은 19%나 급락한 수치다. 이날 오후 1시 50분 현재 기아차 주식은 전날보다 1.39% 하락한 4만9500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환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 비율이 높은 사업구조 때문에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41원 하락하고 러시아 루블화 약세까지 겹쳐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늘었다. 기아차 작년 판매량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304만1048대로 창사 이래 처음 300만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현대차에 비해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물량이 많은 기아차 특성상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기준 환율이 3.7% 하락하는 바람에 매출액 역시 2013년에 비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역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속적인 질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년 대비 3.6% 성장한 315만대 판매가 목표”라며 “특히 고수익 주력 차종인 신형 K5와 스포티지의 성공적인 론칭, 인기리에 판매 중인 쏘렌토와 카니발 판매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아차는 전년(700원) 대비 43% 늘어난 주당 1000원씩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당성향은 13.5%에 달한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환율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7년 연속 경신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36조1850억원, 영업이익 3조706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할 때 각각 5.8%, 5.0%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고치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13년 3조3964억원에서 작년 3조3925억원으로 0.1% 감소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오후 1시 5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2.2% 상승한 25만6000원에 거래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신차들이 중국과 유럽에서 많이 판매됐고 고급 SUV 판매가 증가한 것도 전년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보다 환율 영향을 덜 받은 이유에 대해 “모비스 국외 공장 분포 구조가 현대·기아차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감소 원인에 대해서는 “관계회사 관련 지분법 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2일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한 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쏟아져나왔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비성수기인 3분기 대비 소폭 개선에 그친 만큼 실적 불확실성 염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12% 낮췄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차량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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