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방산업체, 무기등 납품비리 끝이 안보여


-체육계는 승부조작, 훈련비 빼돌리기 등 비리백화점 방불


-그렇게 낭비되는 돈만 막아도 복지예산 걱정없을 것



'복마전(伏魔展)'. 마귀가 숨어있는 전각이라는 뜻으로 부정과 비리, 음모 등의 꾸며지는 소굴을 말한다.



과거 서울시가 이런 달갑지않은 별칭을 오래동안 달고 지냈던 적이 있다. 11대 시장이었던 김상돈 시장이 직원들의 비리가 하도 많이 일어나는 것을 빗대서 부르면서 그런 별칭을 달게 된 것이다.



그러다 고건 시장이 90년대 부정부패 추방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개선되기 시작해 그런 오명을 털어내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군과 방위산업계, 그리고 체육계가 이 오명을 이어받은 듯 싶다. 요즘 군과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복마전이 따로 없는 느낌이다.





▲성능미달 음파탐지기가 납품됐던 통영함. 영관급 장교 2명이 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구속기소됐다.


?군납비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온다. 문화관광부의 체육계 비리조사결과는 벌린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통영함에 성능미달 음파탐지기를 납품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영관급장교 2명이 구속기소됐다. 대령은 1600만원을, 중령은 24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통영함은 천안함 폭침사건을 계기로 수중탐색과 효율적인 구조작업을 위해 건조된 배다. 그런데 음파탐지기의 성능이 형편없어 운항에 들어가지 못했고 세월호 참사 때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 음파탐지기를 납품한 업체로부터 장교들이 검은 돈을 받은 것이다.



공군 전투기 정비를 맡은 업체는 재고품을 사용하고도 새제품을 사용한 것처럼 꾸며 대금을 과다하게 받아 240억원을 가로챘고 이 과정에서 공군 검사관이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에 적발됐다.



이에앞서 야전상의 피복을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장교가 적발되기도 했다. 자고나면 군납관련 비리 사건이 터지고 있어 과연 그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체육계는 비리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문체부가 지난 2월부터 스포츠4대악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조사한 결과, 269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대학특기자 입시비리, 승부조작, 체육단체의 예산빼먹기 등의 수법이 줄줄이 이어졌다. 한 단체는 있지도 않은 업체와 거래를 하거나 트로피 등의 납품가를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13억여원을 가로챘다.




또 전지훈련 숙식비를 과다계상해 10억원을 빼돌린 지도자도 있었다. 전국체전 출전선수의 훈련비 출전비를 꿀꺽한 체육교수도 적발됐다.



문제는 이런 비리로 엄청난 액수의 세금이 새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방산비리 관련업체들이 관련공무원들에게 거저 돈을 줄리 없다. 수천만원의 검은 돈을 주고 그보다 수십배 수백배의 부당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다. 전투기정비 비리만 하더라도 240억원이란 돈이 더 나가지 않았는가?



이런 비리를 보면 복지확대와 비용논쟁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기등 군납비리로 새가는 돈만 막아도 어린이집 지원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육계에서 개인의 배를 채우려고 빼돌리는 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중식비 예산으로 사용하면 된다.



공공부문 비리척결은 기강확립과 사회정의 차원에서 뿐 아니라 복지정책 차원에서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 납품비리가 어디 군과 방산업체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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