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명성 되찾은 K-뷰티…일본 시장 ‘들썩'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와 독도 영주권을 놓고 외교경색 현상으로 시들했던 한류 열풍이 최근 또 다시 일본 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니혼케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일 양국간 의식주 상품을 포함한 지난해 수출입 금액은 2200억엔(한화 2조 1661억 8600만원)으로 집계돼 한일 양국은 그야말로 소비의 ‘빅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정부간 첨예한 외교 갈등으로 혐한(嫌韓)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 내 10~2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과 패션 등에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우려했던 혐한 현상이 한국산 소비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도쿄의 패션 1번지로 꼽히고 있는 하라주쿠 다케시타 중심 거리에는 지난 12월 개점한 ‘에튀드하우스’와 지난 5월 개점한 ‘스타일난다’라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매장이 마주하고 있다.

핑크색을 강조한 이들 한국 뷰티 매장은 한일 외교 냉각 현상에도 불구하고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에도 10대 소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도내 대학생 오사와 마리(18)씨는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눈썹틴트 등은 기존에 없던 제품이라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우츠노미야에서 방문한 또 다른 여고생은 "파스텔톤 중심의 일본 화장품보다 개성을 잘 살릴 수 있어 좋다. 특히 레드 립 제품은 완소아이템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한국화장품 수입액은 약 146억엔(한화 1464억원)으로 국가별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증가율 약 50%로 가장 월등한 수준이다.

중국은 물론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에뛰드하우스는 반년만에 '시부야 109' 등 매장 4개를 신규 오픈한데 이어 연내 그 규모를 20개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쓰이 리나(松井理奈) 아모레퍼시픽 사업부장은 "화장을 놀이처럼 즐기는 컨셉이 중고생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맛 까다롭기로 정평 난 일본 10대 소녀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한국 화장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훗카이도에서 에튀드하우스 매장을 찾은 시노하라 아유미(篠原?/16세)씨는 "한국 화장품 패키지는 마치 귀여운 장난감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일 난다의 '3CE'라는 우유팩과 유사한 패키지의 미백 화장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하라주쿠점에는 오픈 첫날 3000명이 내점했고 한 달간 2만 8000개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한편 일본 프리마켓 앱 프릴(FRIL)이 여성 1700명을 대상으로 패션을 참고하는 나라를 물은 결과 놀랍게도 한국이 미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11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여성 가운데 20대는 26%, 10대는 무려 48%가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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