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컴퓨터 게임이 고령자의 머리 회전에도 도움이 될까?

AFP 통신은 17일 최신 연구결과를 인용해 시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는 특정게임으로 훈련한 경우 치매의 발병위험이 29%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연관성을 입증할 연구가 보다 심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후원으로 2800명 이상의 무작위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했으며 이른바 '두뇌 트레이닝 게임'이 사용됐다. 게임 목적은 뇌가소성(neuro-plasticity, 뇌의 변화)에 관한 훈련을 통해 인지 및 의사결정, 생각, 기억 등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죽은 뇌신경은 살아나지 못하지만 주변에 있는 뇌신경 구조와 뇌세포 활동성 및 기능이 변하면 죽은 부분의 기능을 대체하려는 능력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뇌가소성’이라고 한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화면중앙에 표시되는 물체를 식별하는 동안 같은 시간에 주변부에 나타나는 다른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능숙하고 수준이 높을수록 표시속도가 빨라지고 난이도가 높아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과정은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기능 습득에 시간이 걸리지만 그로 인해 장기적으로 뇌의 변화가 촉진된다고 한다.

◆ 4그룹의 무작위 실험 진행...10년간 추적 조사

무작위 임상실험 ‘ACTIVE(자립한 건강한 노인용 선진적 인지력 훈련)'의 피실험자 평균 연령은 74세였다. 10년간 추적 조사가 이미 끝난 상태로 수집데이터 기반의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표됐다.

피실험자는 4그룹으로 무작위 할당했다. 1그룹은 컴퓨터 게임 훈련을 실시했다. 2그룹은 일련의 기존기억력 훈련을 받았다. 3그룹은 논리적 사고 훈련을 실시했고 4그룹은 대조군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컴퓨터 게임을 진행한 1그룹에 할당된 피실험자는 처음 5주간 10시간 이상의 훈련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일부 피실험자는 그 후 3년간 훈련을 계속해 최대 총 18시간의 컴퓨터 작업을 수행했다.

◆ 치매 위험 29% 경감...일부 전문가는 회의적 시각 보여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 수석저자이자 사우스플로리다대 연구진인 제리 에드워즈(Jerri Edwards)는 "뇌 처리속도 훈련을 받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대조군에 대비 평균 29%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전략적 기억력과 논리적 사고 훈련을 받은 2~3그룹은 치매위험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돼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두뇌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그간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거의 효과가 없거나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를‘치매의 특효약’으로 해석하는 것에 회의적 입장을 보인다. 영국 런던칼리지대학(UCL)의 롭 하워드(Rob Howard) 교수는 "논문에 보고된 결과는 몇 시간의 인지 훈련으로 10년 후 치매 위험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다소 의외이며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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