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수입 없다던 농협…빗썸·코인원 수수료만 6억 5천만원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투기 과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농협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 6곳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계좌를 개설해주고 수수료 수익 22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변덕스런 시세 변동에 거래자들은 속을 끓이고 있는 반면 은행들은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상화폐 수수료를 챙긴 은행 중 공적 수단으로 설립된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거래소 계좌 개설 이후 가장 높은 수수료를 챙기면서 업계 1, 2위를 다투며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가상통화 취급업자에 대한 은행 수수료 수익 현황’을 보면 ▲농협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6곳의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소 수수료 수입이 22억 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카카오의 투자사 두나무가 운영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계좌를 개설해 준 기업은행은 계좌 수수료를 건당 300원으로 책정, 현재까지 6억7500만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공적 은행인 농협은행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6억5400만원으로 기업은행을 뒤따르고 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6억2100만원) ▲국민은행(1억5100만원) ▲산업은행(6100만원) ▲우리은행(5900만원)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 6곳이 지난해 가상통화 계좌를 개설해주고 챙긴 수수료 수입은 전체 22억2100만원이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불안정한 급등락 현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기 과열로 증가한 거래량으로 정작 은행들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가상화폐 거래자들은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하고 있다. 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신 거래소로부터 입금 건당 200~3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거래자가 자금을 출금할 때 거래소에 더 비싼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결국 거래자가 은행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한 대형 거래소는 거래자가 10만원씩 두 번 출금하게 되면 1000원씩 수수료를 이중 부담해야 한다. 거래자가 수수료를 두 번 지불하는 만큼 거래소는 은행에 지불하는 가상계좌 입금 수수료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구조다.

결국 거래소와 은행이 거래자의 수수료 이중 부담을 바탕으로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박용진 의원은 “은행들은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꼬박꼬박 챙기면서도 정작 고객 보호차원에서는 ‘모르쇠’를 일관한 측면이 있었다.”며 “특히 공적 기업인 농협과 기업은행 등이 수수료 수익에만 치중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공정한 검사를 통해 불법과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은행 자체적으로 보호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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