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오포, 비보,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제조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견고한 그들만의 리그라 불렸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2017년 스마트폰 판매량 톱10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플 이외에는 모두 중국 제조업체

이는 홍콩의 시장 조사 기관 ‘카운터 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가 최근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 순위에서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는 시장점유율 2.8%를 차지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아이폰7은 점유율 2.4%로 5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판매량 순위 톱10 가운데 해외 업체는 애플뿐이고 나머지는 중국 현지 업체라는 사실이다.

1위는 중국 오포의 'OPPO R9s', 3위는 중국 비보의 'vivo X9'가 차지했는데 양사는 이외에도 4위, 6 위, 7위를 각각 차지했다. 또 8위부터 10위는 화웨이와 샤오미 모델이 차지했다. 세계시장에서 판매 대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부진한 상황이다.

소비자의 스마트폰 선택 기준은 성능

이렇게 중국發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애플 아이폰은 어떻게 상위권 진입이 가능했을까?

지난해 말부터 아이폰8, 8플러스, X가 출시되면서 아이폰7과 7플러스에 적용된 16% 정도의 가격 인하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카운터 포인트는 분석했다.



하지만 카운터 포인트는 중국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은 더 이상 스마트폰 구매의 ‘최우선’ 항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애플 제품의 유저는 가격보다 디스플레이 크기와 카메라 성능 등 기능 측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애플, 중국에서 아이폰 교체 수요 증명

한편 IDC가 발표한 최신 출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7~9월) 중국 업체별 출하대수 랭킹 상위 5개사는 1위부터 순서대로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애플 순이었다.

이 조사에서도 삼성은 5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에서 상위 그룹이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삼성은 상대적으로 출하대수가 감소했다고 IDC는 밝혔다.

애플처럼 마니아층이 많지 않은 데다 중국 업체들의 빠른 기술력 발전으로 프리미엄폰 중심의 삼성이 점유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애플은 6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탈출해 전년대비 출하량이 7.3% 증가하며 크게 약진했다. 3/4분기 종반인 작년 9월 22일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8과 8플러스를 투입했고 11월 3일 아이폰X를 출시했다.

IDC의 통계에는 아이폰8시리즈 일부만 포함됐으며 아이폰 X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분기 중국 시장에서 애플은 아이폰 교체 수요의 잠재력을 증명했으며 아이폰 X 역시 높은 수요가 기대된다고 IDC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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