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무인 상점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유통가에 무인화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아마존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중심가에 그간 실험해 오던 계산대가 없는 점포 '아마존 고(Amazon Go)'를 오픈하고 일반에 첫 공개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쇼핑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도 큰 파급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 편의점’ ...“그냥 가지고 나오면 돼

아마존은 홈페이지에 아마존 고 개장을 알리고 편의점 점포 이용에 필요한 스마트폰 앱을 구글플레이 등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아마존은 2006년 12월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컨셉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회사 직원 한정으로 시험 운영을 실시한 후 지난해 3월 일반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아마존 고는 초기 실험단계에서 결함이 발견돼 시스템 개선작업을 거쳐 10개월 정도 늦게 오픈했다.

‘아마존 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계산대가 없다는 점이다. 계산대와 계산원 대신 지하철역 개찰구와 같은 체크인/체크아웃 레인이 존재한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컴퓨터 비전(시각적인 인식 능력을 컴퓨터로 재현한 기술), 딥러닝 알고리즘, 센서퓨전 등의 혁신적 기술을 융합한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Just Walk Out technology)'로 정산 시스템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고객은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전용앱 QR코드를 스캐닝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고 앱을 켜고 사고 싶은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아마존 시스템이 어떤 제품을 손에 들었는지 인식해 객의 가상장바구니에 담는 방식이다.

또 고객이 한 번 집은 물건을 선반에 다시 두더라도 해당 상품은 장바구니에서 삭제된다. 필요한 것을 구입한 후에는 체크아웃 레인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회전문에 스캔하면 물건 값이 고객의 아마존 계정으로 자동 정산된다.

아마존 고 매장에 점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 측은 물건 진열이나 시스템 이해를 돕기 위해 직원들을 매장 내에 상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고기술, 자사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할까?

아마존 고 계획이 당초보다 크게 늦어졌지만 아마존고 같은 무인점포(Unmanned Stores)의 일반 공개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고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전자태그, 가상현실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본격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영업으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최근 홀푸즈(슈퍼마켓), 아마존 북스(서점), 아마존 고(편의점) 등 실제 매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의 침체속에 아마존이 아마존 북스를 처음 연 것은 2015년 11월이다. 1호점 위치는 회사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이었다.

그 후 아마존은 매장을 샌디에고, 포틀랜드, 뉴욕 맨해튼 등으로 확장해 1호점 개설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13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회사 웹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아마존 북스는 곧 새롭게 3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 약 460개 점포를 가진 미국 유기농 신선 식품체인 ‘홀푸즈마켓(Whole Foods Market)’을 인수했다. 137억 달러에 홀푸즈마켓 인수를 선언했을 때 업계는 아마존의 식품 유통시장 평정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로 아마존이 홀푸즈 인수 이후 펼친 파격적인 식품 가격 인하와 공격적인 마케팅은 미국 유통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이 앞으로 아마존 고 기술을 이들 점포에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얘기다. 아마존의 기술 프로젝트는 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홀푸즈와 같은 대형 마트에서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매장 면적이 작은 아마존 북스는 비교적 빠르게 도입이 가능해 매장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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