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신다혜 IT전문기자] 지난 2007년, 스티브잡스가 아이폰 1세대 프리젠테이션에서 손가락을 펼치며 화면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에 전세계가 환호했다.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스마트폰 기술의 집약체를 선보였고 12년이 흘렀다. ‘혁신은 없다’는 우려와 달리 각 기업들이 디스플레이를 펼치며 스마트폰 시장에 분수령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가 접는 스마트폰 경쟁구도를 펼치는 한편, LG전자가 듀얼스크린이라는 맞불을 놓는 상황이다.

각사의 디스플레이 전략과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가 돌 수 있을까.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갤럭시폴드에 맞불작전

화웨이는 5G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에 대격했다. 화웨이는 'MWC 2019' 개막 전날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간담회를 통해 ‘메이트X(HUAWEI Mate X)’를 공개했다.

메이트X는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갤럭시폴드보다 더 크고 두께는 아이패드보다 얇다. 출고가 역시 갤럭시폴드보다 더 높은 2299유로(한화 약 293만원)다.

약 300만원을 호가한다. 삼성이 공개한 갤럭시폴드 1980달러(약 223만원)보다 70만원 정도 더 비싸다. 혁신적 기술을 더했다지만 고가전략으로 뭇매를 맞은 아이폰XS시리즈의 약 두배 가격이다.

메이트X는 아웃폴딩 방식(밖으로 접는 형태)이다. 접으면 전면 6.6인치, 후면 6.38인치이며 펼치면 8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그러나 접었을 때 전·후면 액정이 모두 외부에 드러나, 액정 파손 위험이 더 크다.

실제로 영국 매체 BBC는 IT 애널리스트를 인용, “메이트X를 대중에 선보였을 때 접힌 디스플레이를 펼치면서 화면의 주름이 보였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평평하게 펴지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45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제공, 무선충전 기술인 슈퍼차지(HUAWEI SuperCharge) 기능을 지원한다.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유(Richard Yu)는 “메이트 X는 5G, 폴더블 스크린, AI 및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 방식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전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며 “소비자들이 5G 스마트 라이프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트X는 오는 2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10주년, 삼성전자가 펼치는 스마트폰의 미래

삼성전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출시 10주년 행사인 ‘삼성갤럭시언팩19’를 통해 ‘갤럭시폴드(Galaxy Fold)’를 공개했다.

갤럭시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을 통해 혁신의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보다 인폴딩의 곡률 반경이 작아 기술 구현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곡률반경은 일반적으로 휘어지는 곡선을 의미한다. 물체가 살짝 접힐 때는 반경이 크다고 하고 완전하게 접히면 반경이 작다고 한다. 곡률반경이 작을수록 화면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기 때문에 아웃폴딩보다 내구성 확보가 어렵다.

갤럭시폴드는 접었을때에도 전면부에 디스플레이가 있어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20만 번을 접었다 펴도 화면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 접었을시 4.3인치, 펼쳤을 시 7.3인치 화면이며 최대 3개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또한 5G를 지원, 한층 더 다양한 스마트폰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색상은 ‘코스모브 블랙’,‘스페이스 실버’,‘마션그린’,‘아스트로 블루’ 총 4가지다. 2월 25일부터 사전예약할 수 있으며 4월 26일부터 전세계 순차 출시한다. 글로벌 순차 출시한다. 출고가는 1980달러(한화 약 223만원)부터 시작한다.

삼성전자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폴드를 10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화웨이는 연간 20만대 정도의 디스플레이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도 삼성의 갤럭시폴드가 화웨이 폴더블 폰보다 약 50만원 가량 더 저렴하다.

가격적 측면이나 생산성에서도 삼성전자가 화웨이보다 폴더블 폰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틈새시장 노린 '듀얼스크린' 전략

앞선 두 기업과 달리 LG전자는 혁신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전략이다. 검증되지 않은 폴더블 폰 대신 탈착식 ‘듀얼 스크린’을 선택한 것. 아직은 낯선 4:3 스크린 생태계보다는 16:9 스크린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는 지난 1월 개최한 CES2019에서 접는 롤러블TV를 선보인 바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만 놓고 보자면 삼성, 화훼이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그러나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인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같은날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컨벤션센터(CCIB)에서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V50씽큐5G’와 ‘G8씽큐’를 공개했다.

V50씽큐5G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은 한 개의 디스플레이를 접는 방식이 아닌 화면을 하나 덧붙여 쓸 수 있는 탈부착형 액세서리 제품이다.

듀얼스크린 화면은 6.4인치 OLED를 채택, 2개의 스마트폰처럼 각각 개별적으로 구동된다. 때문에 멀티태스킹 조작이 가능하다.

게임을 할때는 한 화면을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오는 4월 V40씽큐5G가 출시되는 시점에 듀얼스크린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은 지난 15일 한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폴더블 기술에 대해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은 5G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더욱 빨라진 통신속도에 걸맞는 컨텐츠를 제공하기위해 듀얼스크린을 채택한 것. 사용자들은 듀얼 디스플레이와 5G 속도를 활용한 게임,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한국, 미국, 유럽, 호주 등 올해 5G 서비스를 시작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 10곳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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