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연구팀, “고지방식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성 높여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중국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고지방식의 장기간 섭취가 인체 장내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사례가 거의 없어 귀중한 연구라는 평가다.

중국 연구진은 피험자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고지방식·중지방식·저지방식을 각각 섭취하도록 해 장내 세균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논문은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지난 2월 19일 게재됐다.

실험은 18세~35세의 건강한 남녀 217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실험 관찰이 이뤄졌다. 피험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1그룹) 총칼로리 가운데 지방이 20%인 저지방식 ▲(2그룹) 총칼로리 가운데 지방이 30%인 중지방식 ▲(3그룹) 총칼로리 가운데 지방이 40%인 고지방식을 주고 각각의 식사가 장내 세균· 분변 대사 등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고지방 음식을 섭취한 피험자에게는 특정 박테리아와 세균이 생산하는 물질의 수준에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 변화는 장기적으로 보면 제2형 당뇨병(인슐린 분비기능은 일부 가능하나 여러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 등 대사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간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고지방 음식이 암, 특히 결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며 다른 쥐 실험에서는 고지방 음식과 장내세균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실험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비교적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며, 고령자에 대한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그룹별로 지방과 탄수화물의 양은 다르게 설정됐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양은 모든 그룹이 같았다. 연구팀은 피험자가 실험의 처음과 끝에 제출한 혈액과 대변 샘플을 분석하는 형태로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실험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저지방식을 섭취한 그룹은 실험후 블라우티아 코코이데스(Blautia coccoides)와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Faecalibacterium prausnitzii) 등의 일반적으로 유익균으로 불리는 세균이 증가했다. 반면, 고지방식을 계속 섭취한 그룹은 이러한 유익균이 감소했다.

앞서 언급한 유익균들은 장세포 에너지원의 열쇠이자 항염증작용을 담당하는 부티르산(butyric acid)의 생성을 돕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실제로 배설물에 포함된 부티르산은 저지방 그룹에서 증가한 반면 고지방 그룹에서는 감소했다

또 고지방 그룹은 박테로이디즈균(Bacteroides)과 알리스티페스균(Alistipes) 같은 제2형 당뇨병과 연관이 있는 유해 박테리아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긴사슬 지방산 수준이 증가했으며, 혈중 염증 수준의 증가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을 대상으로 고지방식을 섭취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고지방식의 장기간 복용이 저지방 식사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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