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2018년 다보스 포럼은 전문가 7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인류가 직면할 가장 영향력이 큰 위험’에 극한(재해성) 날씨가 대량살상 무기 다음으로 뽑혔다. 특히 발생 가능성은 극한 날씨가 가장 높고 대량살상 무기 사용은 낮은 편이었다.

이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깨닫게 한다. 작년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한반도를 덮쳐 농작물, 수산업종 등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미세먼지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기후 현상이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먼 미래에 예정된 사건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건강과 생명,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역사와 현재를 비교, “미래 대비할 방향점 제시”

저자인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기후변화 시대의 본질을 설명한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다. 인간의 산업활동이 지구가 따뜻해지도록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지구는 문명을 가능하게 했던 기후 조건에서 벗어나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 인류의 행동이 촉발한 지질시대인 ‘인류세’에 돌입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며 기후변화가 일어난 원리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기후변화가 일상이 된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사실 기후변화는 언제나 일어났던 것으로 새삼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약 10만 년 단위로 간빙기와 빙하기가 교대로 나타났는데 그때 기온 차이가 4~5도 정도였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약 100년 만에 기온이 약 1도 올랐다. 4~5도가 오르내리는 데 10만 년이 걸렸는데 지금은 단 100년 만에 1도가 오른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는 이번 세기 내에 기온 상승 제한 목표를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했을 때 1.5도 이내로 잡았다. 산업혁명 이전보다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게 되면, 그 이후에 일어날 일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또한,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 흐름을 짚어냄과 동시에 실생활과 밀접한 기후문제를 다룬다. 

지금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기후문제는 미세먼지다. 이에 사람들은 그 배출원이 어디냐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축 있다. 책에서는 오염먼지 때문에 생기는 피해는 산업이 발전하면서 나타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며 우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강조한다. 

19세기 스웨덴은 영국에서 날아오는 매연 때문에 ‘검은 장막이 씌워진’ 듯한 하늘을 보고 살아야 했다. 과거 로스엔젤레스에는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 때문에 ‘로스엔젤레스 스모그’라는 현상이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나라들은 이제 우리보다 훨씬 청정한 대기 질을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한 선진국 사례와 시사점, 우리가 세워야 할 대책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을 해야 할 때라는 것. 인공강우, 거대 공기청정기처럼 미세먼지 농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기준 강화, 규제 강화와 집행,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 등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대책을 언급하며 미세먼지 해결을 둘러싼 시도들이 우리 사회가 수준과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 예언한다. 

현대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수면 상승이나 생태계 파괴 같은 대규모 환경 재앙이 일어나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지역별 자연현상을 넘어선 기후변화는 단순히 자연을 파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산업재해, 농작물 생태계 변화 등 인간 사회 시스템에도 균열을 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따라서 미래의 기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의미와 파급 효과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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