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내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무언가를 보탰다면, 나는 행복하다”-‘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中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휠체어에서도 무한한 우주 속 시공간을 유영하던 스티븐 호킹. 지난해 2018년 3월 14일 새벽, 그는 은하수의 별로 돌아갔다. 

자녀 루시, 로버트, 팀은 “아버지는 위대한 과학자였고 비범한 인물이었다. 그의 업적과 유산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비췄다. 외신 매체들은 “휠체어에 의지하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실험실은 우주였다”, “우주론의 가장 밝게 빛난 별”이라며 애도를 더했다.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결국은 우리를 이해하기 위한 것”

호킹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66년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재학 당시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루게릭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21살. 이후 1985년엔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수술 도중 목소리를 잃었다. 그렇지만 그의 삶과 의지에 대한 불굴의 의지는 꺼지지 않았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서도 “왜 우리가 이런 모습이며, 이렇게 존재하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했다. 

32살에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됐으며 1979년부터 2009년까지 30년간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특히 일반상대성이론에 기반을 둔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1974년에는 빅뱅과 블랙홀 이론들을 이끄는 ‘호킹 복사’ 이론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이론은 블랙홀 주변의 양자 효과가 블랙홀에 영향을 미쳐서 복사 에너지가 방출되며, 블랙홀이 쪼그라들거나 폭발한다는 내용이다.

그가 논문에서 제시한 열역학과 양자론, 중력의 이론적 연결고리는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탐구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만물의 이론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손발이 마비되고 1분에 세 단어 이상 표현할 수 없는 신체 상태에서도 우주에 대한 탐닉을 멈추지 않았다. 얼굴에 부착한 센서로 문자를 입력하고, 육성이 아닌 음성재생장치로 발언했다. 

어려운 물리학 이론을 연구하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후에 최고의 물리학자’라고 칭송받는 그도 때로는 순수함과 재치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래에서 (왼) 호킹은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 목소리 출현했다. (오) 호킹의 젊은 시절을 그린 2014년 개봉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아래에서 (왼) 호킹은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 목소리 출현했다. (오) 호킹의 젊은 시절을 그린 2014년 개봉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신학적 의문에 ‘자동적 창조’를 언급하며 무신론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다가도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믿었다.

애니메이션 ‘스타 트렉’,‘심슨가족’ 등에 성우로, 시트콤 ‘빅뱅이론’에 출현했으며 그와 아내 제인 호킹의 삶을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대중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과학계의 큰 별이 지자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그의 이론은 우리와 전 세계가 연구하고 있는 우주의 가능성에 관한 빗장을 풀었다”며 “2014년 우주인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미소 중력(무중력)에서 슈퍼맨처럼 계속 날아다니길 기도한다”고 트위터에 말했다.

그는 유작 `호킹의 빅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어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가자."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