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화성 탐사선, 지진 추정 진동 최초 감지...과학계 ‘흥분’

태양계의 행성 '화성' (출처:나사)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영화와 소설 소재로도 자주 등장해 태양계 행성 가운데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는 화성. 2015년 개봉된 영화 ‘마션’은 탐사대원이 모래폭풍을 만나 혼자 남겨지지만 남은 식량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성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줄거리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화성(Mars)은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화성의 붉은 색이 전쟁의 화염을 연상시켜 지어진 것. 마르스의 아들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화성의 두 위성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간 화상탐사선 ‘오퍼튜니티(Opportunity)’를 통해 과거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미생물 존재 가능성도 여러 차례 제기되면서 화성탐사는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 화성이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다’는 신호?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화성에서 처음으로 지진(earthquake)으로 관측되는 진동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JPL은 나사의 무인 탐사 우주선 등의 연구 개발 및 운용을 담당하는 연구소다.

그동안 화성 지진 가능성은 추정에 그쳤으며 많은 화성탐사선이 화성으로 떠났지만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화성의 지진 신호를 처음으로 포착해낸 것은 나사가 2018년 5월 5일 발사한 화성탐사선 ‘인사이트(InSight)’다. 같은 해 11월 26일 인사이트는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정확히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아래 이미지가 인사이트가 착륙한 후 보내온 화성의 첫 번째 사진이다.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탐사선 기체 일부, 먼지커버에 부착된 화성의 입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 트위터
출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 트위터

카메라를 탑재한 인사이트의 주 임무는 화성 지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화성 내부 온도를 측정해 화성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화성 탐사 4개월 이상이 경과한 4월 6일 드디어 지진 관측에 성공한 것.

다음 동영상이 나사가 공개한 화성의 지진으로 의심되는 신호다. 과학계가 기다린 소식인 만큼 신중한 분석을 거쳐 발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나사는 ‘내부구조 측정용 지진실험 장비(SEIS)’로 지진 신호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나사 소속 행성과학자 르네 웨버(Renee Weber)는 “아직 미션 초기 단계지만 화성의 (이번) 지진은 행성 표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지구의 지진처럼 행성 내부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아직 이번 진동을 지진의 신호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운석 충돌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돼 지진 신호로 확정된다면 화성이 지질학적으로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도 "이는 화성이 활동 중이라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소속으로 인사이트 프로젝트를 이끄는 브루스 배너트(Bruce Banerdt)는 "우리는 지금까지 화성의 백그라운드 노이즈를 수집해왔으며 이번 지진 관측으로 『화성지진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화성탐사선 인사이트 (출처:나사)
화성탐사선 인사이트 (출처: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행성지진학자 마크 패닝(Mark Panning) 역시 “이번 관측은 미세하지만 지금까지 관측된 적이 없는 데이터”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인사이트는 4월 6일의 진동 외에도 3월 14일, 4월 10일, 4월 11일에 지진으로 추측되는 진동을 관측했지만 이는 4월 6일 진동보다 희미해 지진이라고 단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시점에는 지진이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인사이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진 에너지가 어떻게 방출된 것인지를 추적해, 화성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인사이트는 앞으로 2년에 걸쳐 화성 관찰을 계속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지진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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