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송진 등 천연 수지가 가열·압축돼 만들어지는 호박(琥珀)은 그 자체가 보석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간혹 내부에 벌레나 도마뱀 등 생물이 갇혀 화석으로 발견되곤 한다.
최근 고대 바다에 살았던 암모나이트 등 바다 생물이 갇힌 희귀한 호박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호박 안에 갇힌 고대 생물을 발견한 사례로는 9900만 년 전 도마뱀과 공룡 꼬리, 1억 년 전 조류 등이 대표적이다. 호박은 식물 수지가 화학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갇히는 생물의 대부분은 육상에 서식하는 종류다.
하지만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 왕보 교수가 이끄는 고생물학자 연구팀이 미얀마에서 발견한 호박에는 4마리의 바다생물(조가비·갯강구와 같은 갑각류·암모나이트 등)이 포함돼 있다. 호박의 크기는 33mm×9.5mm×29mm로 매우 작지만 바다 생물 외에도 진드기 22마리, 파리 8마리, 딱정벌레 2마리 등 다양한 생물이 갇혀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에 대해 "수중 서식 생물을 호박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드물며 특히 바다에 사는 생물이라면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호박이 발견된 화산암 지층은 우라늄·납 연대 측정을 통해 약 9980만 년 전의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위쪽 사암층에서 1억 13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암모나이트 화석이 발견되는 등 호박 생성의 정확한 연대는 확실치 않다. 1억 1300만 년 이전에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하나의 호박에 갇힌 것일까?"
연구팀은 암모나이트와 해양 갑각류가 연조직 없이 껍데기만 남아있고 암모나이트의 구멍이 모래로 막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수지는 물속에서는 제대로 굳지 않기 때문에 수지 덩어리가 물에 떨어지더라도 수중 생물이 호박에 갇혀있을 수는 없다.
암모나이트를 비롯한 바다생물은 죽은 후 호박에 갇힌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해변을 구르는 동안 껍데기는 마모되고 암모나이트는 모래로 막힌 상태에서 나무 수액인 송진이 굳어 호박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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