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지하터널 굴착 사업에 나선 보링컴퍼니 CEO '일론 머스크'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마치 웜홀(Wormhole)로 가는 느낌이다. 초고속 지하 터널은 순식간에 이동하는 새로운 교통 혁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CEO)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는 터널 굴착 벤처기업 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6년 LA의 극심한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며 보링컴퍼니를 설립했다. 

◆ 新운송 루트의 탄생..“200km로 달리는 초고속 지하터널”

회사는 교통 체증 완화를 목표로 이른바 ‘루프’라 불리는 초고속 지하 터널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터널 시범 구간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는 지상에서 터널로 이동한 후 테슬라 자동차로 터널을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터널은 길이 2.3km, 폭 4.3km로, 공사비는 1천 만 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5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관광국(LVCVA)은 보링컴퍼니를  4천860만 달러(한화 579억 원) 규모의 초고속 터널 프로젝트 사업자로 최종 선정했다. 

보링컴퍼니는 약 1년 정도면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1년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 개막 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11월부터는 시험 운행에 돌입한다.

(출처:보링컴퍼니)
(출처:보링컴퍼니)

LVCVA 측은 “날씨에 상관없이 빠른 이동이 가능한 지하 터널은 매력적인 대안”이라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호텔밀집 지역을 연결하는 만큼 관광객 유인 효과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아래 지도상의 1번역에서 3번역까지 이동하기 위해서 도보로 15분이 소요되지만 지하 터널을 이용하면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출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국(LVCVA)

보링컴퍼니는 이 밖에도 ▲시카고 도심-오헤어 국제공항 구간 ▲워싱턴DC-볼티모어 구간 ▲LA 도심-다저스타디움 구간 등에서 초고속 터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카고 터널은 지난 4월 당선된 로리 라이트풋(56·민주) 시장의 미온적인 태도로 제동이 걸렸으며, LA 서부 역시 주민들의 환경 소송 등으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라스베이거스 사업 승인은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비전을 담은 아래 동영상을 보면 도심 지하에 건설된 터널을 통해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일 없이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머스크 CEO는 지하터널 이용 요금은 최종적으로 1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초고속 지하 터널 vs. 일반도로> 주행시간 비교 영상 공개 

보링컴퍼니는 최근 지하 터널 주행이 일반 도로에 비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지 비교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회사는 이동속도 비교를 위해 로스앤젤레스 남서부 호손에 굴착한 시험용 터널을 이용했다.

이번 동영상 공개는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시험 터널 공개 행사에서 속도가 시속 60㎞ 정도로 기대에 못 미쳤고 덜컹거림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상을 보면 깃발을 든 여성 뒤로 2대의 차량이 보인다. 왼쪽 차량은 주차장에 정차되어 있으며 오른쪽 차량은 지하 터널용 리프트 위에 있다. 여성이 깃발을 올리면 레이스가 시작된다.

아래 두 개로 분할된 화면 왼쪽은 일반 도로 주행 모습, 오른쪽은 지하 터널 주행 모습이다. 지하 터널을 달리는 자동차는 레이스 시작 48초 후 최고 시속 127마일(약204km)을 돌파한 반면 도로로 진입한 차는 신호대기와 교통체증 등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지하 터널을 달린 차는 1분 40초 이내에 목적지인 주차장에 주차했지만 일반도로를 달린 차가 도착한 시간은 약 4분 45초로 약 3분의 차가 발생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지하에는 수백 개의 터널을 만들 수 있지만 지상은 1층뿐이기 때문에 전철이 지상을 달리고 자동차가 지하를 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광역 전철 바트(BART) 측은 즉시 "전철은 시간당 2만 8000명의 승객을 태운다.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전철을 우선해야한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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