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무의식 상태의 활동”…의학계 “가설 이론”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도시 한 복판에 서 있는데 거대한 우주선이 큰 건물을 마치 나무를 뽑아내는 듯 우주선 안으로 끌어당겼고 사람들이 지켜보면서 두려움에 떨며 달아나려 하지만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질 않았습니다. 잠들었을 때 나의 영혼이 또 다른 세계에서 활동한다는데 맞는 것인지? 꿈은 왜 꾸는 것일까요?” (직장인 이동훈)

‘꿈’은 도대체 왜 꾸는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하는 질문이 아닐까?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수면한다고 한다. 그 수많은 수면 과정에서 꿈에 접속하는 횟수 역시 천문학적 수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이 잠들면 나타나는 꿈(Dream)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현실이 아닌 상황을 마치 “꿈같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꿈을 꾸면 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고 잠이 들면 뇌 역시 함께 쉬게 된다고 믿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알려진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만든 ’카를 융(Carl Gustav Jung)‘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저명한 심리학자들은 인간들이 수면 과정에서 경험하는 꿈을 ‘무의식의 정신 활동’으로 정의했다.

프로이트와 융 등 당시 심리학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후 학자들은 “터무니없는 가설” 혹은 “명확하지 않은 자기주장”이라며 혹평했다.

융은 자신의 자서전인 ‘기억, 꿈, 사상’을 통해 “꿈은 상징적 형태로 이뤄지는 실제적인 무의식적 상황의 자율적인 자기표현”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융과 함께 정신분석학을 함께 연구했던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은 실제로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라며 융의 무의식적 자율적 자기표현 해석을 옹호했다.

정신건강학과 조다함 과장은 “물론 프로이트나 카를 융이 20세기 초 정신분석학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그들이 각각 주장했던 꿈이 ‘무의식에 정신 활동’이라는 주장은 가설”이라며 “인간이 꿈을 왜 꾸는지 왜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어려운 숙제”라고 설명했다.

‘꿈(Dream)’은 무엇이며 왜 꾸는가?

우리가 수면 과정에서 경험하는 꿈은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그 현상이 다르다. 평소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악몽(가위눌림)을 꾸는가 하면 비현실적인 현상을 마주하거나 불가사의하고 혼란스러운 꿈을 꾼다. 반면 그 날의 심리적 반응에 따라 자신이 평소 원했던 즐겁고 행복한 꿈을 꾸거나 아름다운 연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황홀한 꿈을 경험하는 등 다양하다.

사람의 커디션에 따른 꿈의 다양성에 대해 한국 뇌 과학 연구소 김종원 박사는 “평소 생활 습관이나 경험, 일상,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금전, 그리고 자신의 심리에 따라 수면 중 뇌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꿈은 인간의 수면 연구에서 가장 어렵고 흥미롭지만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꿈이라고 지칭되는 렘수면(REM sleep)을 일종의 가상현실(Synthetic Environment)이라고 말한다.

렘수면을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하면 눈만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 단계를 말한다. 호흡도 제대로 쉬지 않고 눈만 움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렘수면’이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20~25%를 차지하며 하룻밤 동안 4~5회 정도 경험하게 된다. 렘수면은 뇌파가 특징적인 활동성 뇌파를 보이며 근육의 긴장도를 최하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눈(안구)를 빠르게 활동시킨다.

이처럼 렘수면은 뇌의 활발한 활동의 영향을 받아 꿈을 꾸는 촉매제가 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박순형 뇌 신경과학 교수는 “렘수면을 통한 뇌의 활동으로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때 근육의 긴장도는 최하 수준으로 저하되면서 온몸의 근육이 풀린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간혹 가위눌림을 겪게 되면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하는 동안 뇌의 활동을 통해 꿈을 꾸게 작용하는 렘수면 외에도 수면 중 꿈 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느껴지는 이른바 ‘자각몽(自覺夢)’도 빼놓을 수 없다.

자각몽은 뇌 신경과학 전문가들이 꿈과 자의식에 관한 연구에서 자주 다루고 있다. 정신분석학 연구자들은 그동안 자각몽을 꾸는 시기에 두뇌 정면의 넓은 영역에서 서로 다른 신경세포들이 동시활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지난 2014년 ‘네이처 신경과학’은 두뇌 정면에 미세 전류를 흘려 신경세포의 동시활성을 촉발시키면 인위적으로도 자각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자각몽은 수면 과정에서 꿈을 꾸는 도중에 자신이 경험하는 현상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7세기 철학자이며 의사였던 토마스 브라운은 자신이 저서 ‘의사의 종교’를 통해 자각몽 속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며 ”나는 꿈에서 희극을 쓰고 행동을 지켜보고 야유를 받고 그들의 무관심에서 깨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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