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택시·드론 배송·개조 자율주행차 연이어 발표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테크놀로지가 최근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구상을 잇달아 발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9년 트래비스 캘러닉과 개럿 캠프가 만든 스타트업 우버는 목적지가 같은 사람끼리 한 대의 차량에 탑승하는 '차량 공유(ride-sharing)'라는 새로운 교통 문화를 탄생시켰다. 세계 63국, 총 700여 도시 이상에 진출한 우버는 불과 10년 만에 대표적 아이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에서 100조원의 기업 가치를 지닌 거대 상장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차량 공유 사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치열한 저가 경쟁 속에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디디추싱·그랩 등)에 밀려 사업을 접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우버는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이제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 무인 비행택시 ‘우버에어(Uber Air)’, 내년 시범 서비스 

우버가 이른바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이용한 비행택시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는 6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Uber Elevate Summit)  2019’ 행사에서 ‘우버에어(Uber Air)'의 세 번째 시범사업 도시로  호주 멜버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사업 구상 '하늘을 나는 택시' 이미지 (사진:우버 제공)
새로운 사업 구상 '하늘을 나는 택시' 이미지 (사진:우버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텍사스주 달라스, 호주 멜버른에서 내년 실증실험에 돌입, 2023년 상용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우버의 비행택시는 헬리콥터 형태의 무인 항공 택시라고 할 수 있다. 헬기는 소음·위험성·비용·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교통수단으로 부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우버에어는 헬기의 단점을 커버하고 배출가스 없이 비행할 수 있다.

우버는 우버에어가 만성정체에 시달리는 도시 교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우버 항공 R&D 부서인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의 마크 무어 기술총괄은 “효율성은 높이면서 소음은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우버에어는 건물 옥상 등 지정된 정류장(스카이포트)에서 승객을 태워 다른 스카이포트로 이동한다. 시속 150마일(약 241㎞)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를 이용하며 조종사는 따로 탑승하지 않는다. 스카이포트로는 공항과 도심의 주요 빌딩 옥상을 활용할 계획이다.

우버 엘리베이트 책임자인 에릭 앨리슨은 "멜버른 상업 중심 구역에서 공항까지 19킬로미터다.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1시간이 걸리지만 우버에어는 10분이면 충분하다"라고 언급했다.

 ◆ 드론 음식 배달 사업 상용화 ‘박차’ 

한편, 우버 음식 배달 사업 부문 ‘우버이츠(Uber Eats)’는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연내에 미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버이츠는 전세계 36개 국가 500여개 도시에서 22만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제휴한 글로벌 음식 배달 플랫폼이다.

이번 서비스로 배달할 예정인 품목은 맥도널드를 비롯한 제휴업체 음식이며, 이미 맥도날드와 캘리포니아에서 실증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우버 제공)
(사진:우버 제공)

음식점 직원이 드론에 음식을 넣고 주소를 입력하면 일정 장소로 이동, 대기하던 우버 이츠 직원이 차량으로 주문자 집까지 음식을 배달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배달 속도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향후에는 드론으로 주문 장소까지 최종 배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버는 지난해 미연방항공국(FAA)에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드론 시범 비행 승인을 얻었다. 맥도날드 이외의 파트너와도 시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조만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 차량 공유 이후의 핵심 전략은 ‘자율주행’  

우버는 2015년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 그룹(Advanced Technology Group, 이하 ATG)’을 설립한 이후 자율주행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만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은 우버의 수익성을 담보할 미래 먹거리이자, 승객·화물·음식 등 “모든 것을 운송하는 기업”이라는 우버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이런 가운데 ATG는 지난 6월 12일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에서 새로운 자율주행차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차량은 스웨덴 완성차업체 볼보(Volvo)의 플래그십 SUV 'XC90'를 기반으로 제작한 완전 자율주행차다.

우버와 볼보 양사가 합작한  자율주행 신차 '볼보XC90 SUV'
우버와 볼보 양사가 합작한 자율주행 신차 '볼보XC90 SUV'

차량 위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우버의 다양한 센서를 탑재한 장비가 실리는 형태로, 자율주행 시스템 가운데 하나라도 문제가 감지되면 즉시 차량을 안정적으로 정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양사는 2016년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여러 차례의 프로토타입을 거쳐 XC90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볼보 XC90을 250대 구입한 바 있다. 

이번 모델은 볼보가 스웨덴에서 조립한 것으로 곧 양산에 들어간다. 완전자율주행차가 출시되면 현재의 준자율주행차를 완전자율주행차로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우버는 올해부터 2021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로 개조한 볼보 차량을 최대 2만 4000대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주력 사업인 차량 호출 서비스와 연계해 궁극적으로는 드라이버가 없는 ‘로봇 택시’서비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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