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자율주행 상용화 접근…韓, 세계 최초 5G 테스트베드 구축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우리가 꿈꿔왔던 오랜 희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테스트베드 구축으로 자율주행 시장 도전이 쉽지 않았던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기술 연마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토록 상암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상생의 장이 될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지난 22일 세계 최초로 공개된 ‘상암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이다.

서울시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실증사업의 핵심 인프라인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상용화 예정인 자율주행 버스를 비롯해 커넥티드카의 기술력 테스트가 가능하다.

내달 공식 오픈과 함께 24시간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료 개방되는 테스트베드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C-ITS 시설과 정밀도로지도,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서며 5G 융합 자율주행 및 실증 공간으로 활용된다.

4차산업 시대의 핵심 교통수단인 자율주행 주도권을 놓고 전 세계가 치열한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자율주행은 대중교통 분야로 빠르게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 실증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무엇인가?

“테스트베드는 말 그대로 5G 통신망과 차량 및 주변 기기 등을 연결하는 V2X(차량통신기술) 융합 핵심으로 꼽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자율주행 실증 시험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국내 뿐만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우리나라 보다 앞서 실증 실험에 나섰다. 하지만 일반도로에서 5G와 차량통신기술(V2X)이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곳은 이번에 공개된 상암 5G 테스트베드가 세계 최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테스트베드는 전 세계적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구축한 자율주행 인프라이며 모든 자율주행 운행상황을 실시간 관제할 수 있고 5G와 V2X 장비, 고정밀지도, 그리고 전기차 충전소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프라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엇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선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테스트베드를 통해 자신들이 개발한 모든 장비를 24시간 무상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미래 운송산업의 핵심인 자율주행 및 커넥티트카 개발 촉진에도 탄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5G 테스트베드 구축에 성공하면서 서울시는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 도로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무단횡단 보행자 접근알림과 공사알림, 그리고 불법주차 위치 알림 등 30개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 도로교통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일본·한국, 5G 자율주행 실증사업 ‘각축전’

이처럼 서울시와 SK텔레콤이 합작을 통해 구축한 세계 최초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가 공개되면서 국내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개발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기술협업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내보다 앞서 자율주행 대중교통 기술 실증사업에 나섰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자율주행 시장 진입에 우리나라 역시 주목할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강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약 20여 개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폐쇄도로와 주차지역, 자율주행 전용차로, 그리고 일반차량과 혼재된 도로 등에서 실증실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주민을 태우고 주행하는 이바라키현 히타치오타시 자율주행차 실증 차량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은 현재 지난 2014년부터 자율주행을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분야로 지목하고 다양한 정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제한된 지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이동서비스 레벨4 완전 자율주행 실현과 2020년 이후 고속도로에서 레벨2 이상 자율주행 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앞두고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23일부터 내달 21일까지 도서·산간지역인 이바라키현 히타치오타시(常陸太田市) ‘다카쿠라 지역교류센터’를 거점으로 자율주행차량과 노선버스를 연계한 실증실험을 진행키로 했다.

중국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판 네이버로 통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가 중국 버스 제조사 킹룽과 협력을 통해 개발한 상용 무인 자율주행 버스가 지난해부터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미래 운송산업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바이두가 개발에 나선 완성된 자율주행 버스 ‘핑탄0001’은 지난해 푸젠성 푸저우시 핑탄현 내 지정 구역에서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 버스는 바이두의 인공지능(AI)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탑재했으며 자율주행 등급은 L4로 평가돼 개방된 일반도로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구글의 계열인 알파벳 그룹 산하 자율주행차 산업부문 ‘웨이모(Waymo)’ 역시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상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웨이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프랑스 대표 자동차 기업인 르노와 일본 닛산, 미쓰비시 등 3개사 연합과 함께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 제휴를 통해 주도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