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지마비는 외상에 의한 신경 손상 등이 원인으로 양팔과 양다리 모두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증상이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호주 오스틴 병원의 나타샤 반 질(Natasha van Zyl) 등 연구팀은 힘줄이식과 신경이식을 병행하는 수술법으로 사지마비 환자의 팔 기능(팔꿈치와 손의 움직임·기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지에 밝혔다. 

란셋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란셋'지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평균연령 27세의 사지마비 환자 16명에 대해 신경이식과 힘줄이식을 병행한 수술을 실시해 이 중 13명의 팔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수술 환자 모두 어떤 중증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술 및 기능 회복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환자 어깨의 손상되지 않은 신경을 절제한다. 
2: 손상된 신경 부위를 우회해 다시 연결한다. 
3: 신경 전기신호가 팔꿈치 등 근육에 전달되도록 한다. 

(출처:의학전문지 '란셋')
(출처:의학전문지 '란셋')

수술법의 핵심은 힘줄이식과 병행한 신경이식술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는 것. 힘줄이식 및 신경이식은 지금까지 행해진 수술이다. 하지만 힘줄이식은 한정적인 동작만 가능했으며 신경이식은 유연한 동작은 가능한 반면 힘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환자들은 이번 수술법을 통해 미세한 운동조절 능력과 보다 많은 힘을 함께 회복할 수 있었다. 대부분 수 kg 정도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었으며, 식사와 기계 조작 등 섬세한 움직임도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신경이식술로 팔 기능을 회복한 '폴 로빈슨(Paul Rob Robinson)'
신경이식술로 팔 기능을 회복한 '폴 로빈슨'

그동안 거의 누워서 지냈던 환자들은 휠체어 등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신경이식을 해 왔지만 사지마비 환자의 팔 기능이 이 정도로 회복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아래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은 호주에 거주하는 폴 로빈슨(Paul Rob Robinson)으로 수술을 받은 젊은 성인 16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2015년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가 골절된 이후 집 밖으로 좀처럼 나올 수 없었으나 이번 수술로 스스로 맥주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이번 신경이식술은 ‘다리 기능을 회복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 효과를 기대하려면 신경손상 6~12개월 이내에 실시해야 효과적이며 완전한 기능 회복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재활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16명 가운데 3명이 제대로 회복하지 않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회복 메커니즘에 있어 아직 규명하지 못한 부분도 많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에 대해 "우리의 신경이식술은 사지마비 환자가 일상생활과 직장을 되찾고, 독립적인 사회참여가 가능한 새로운 선택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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