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바이오스타트업 '그레일', 암 식별 가능한 메틸화 기반의 혈액검사 개발
유럽종양학회서 하버드 다나-파버 연구소가 연구성과 발표
암 원발 부위 89% 정확도 특정

(출처: Pixabay..com)
(출처: Pixabay..com)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췌장암과 난소암 등 발견이 어려운 암을 포함해 20여종 이상의 암을 판별할 수 있는 획기적인 혈액검사가 개발됐다. 새로운 암 검진법은 어떤 암인지 89% 정확도로 진단 가능하며, 오진율이 0.6%에 불과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혈액검사 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미국 암진단 바이오 스타트업 ‘그레일(Grail Inc)’이다. 유전자 검사 하드웨어 장치로 유명한 일루미나(Illumina)에서 스핀오프한 자회사로, 빌 게이츠와 제프 베조스 등 유명인사가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으며 현재는 가장 유망한 바이오텍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레일 측으로부터 실험을 의뢰받은 하버드 의대 다나-파버 암 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가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19 congress)'에서 발표했다. 

유럽종양학회(ESMO 2019 congress)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9월27일~10월1일에 걸쳐 개최됐다.
유럽종양학회(ESMO 2019 congress)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9월27일~10월1일에 걸쳐 개최됐다.

혈액검사는 혈액 내 암세포 유래 DNA 조각인 ‘Cell-free DNA(이하 CfDNA)’의 DNA 메틸화(methylation) 패턴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CfDNA는 혈액계 세포가 사멸할 때 혈액으로 방출되는 DNA인데 암세포가 면역을 파괴할 때도 나온다. 

다나-파버 암 연구소 발표자료
다나-파버 암 연구소 발표자료

암세포로 인해 방출된 CfDNA는 DNA 메틸기(Methyl group)의 히드록실화(hydroxylation)로 생기는 'DNA 메틸화'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혈액 검사를 통해 암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 

다나-파버 암 연구소 제프리 옥스나드 박사
다나-파버 암 연구소 제프리 옥스나드 박사

이번 암 진단 기술은 특히 광범위한 샘플 조사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 수석 저자인 다나-파버 암 연구소 소속 제프리 옥스나드(Geoffrey Oxnard) 박사는 암 환자 1500명과 일반인 2000명의 혈액 샘플을 그레일이 개발한 혈액검사 기술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암 발견률은 ▲1단계 암 32% ▲2단계 암 76% ▲3단계 암 85% ▲4단계 암 93%에 달했다. 암이 아닌 사람을 암으로 진단한 오진율은 0.6%에 불과했다. 

실험에 참가한 환자가 앓고 있는 암은 유방암·직장암·식도암·위암·폐암·급성 림프성 백혈병·난소암·췌장암 등 총 20여종 이상에 달한다. 이 진단법은 체내에서 처음으로 암이 발생한 '원발 부위'를 89% 정확도로 특정했다. 

옥스나드 박사는 "그레일의 메틸화 기반 측정법은 전통적인 DNA 접근법을 능가한다. 혈액검사가 일반화된다면 많은 암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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