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 시대...폴더블 vs 듀얼스크린
국내에서 촉발된 '접는 폰' 경쟁 본격 점화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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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스마트폰 각사들이 스마트폰 폼팩터의 새로운 대세로 부상한 ‘접는 폰’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폴더블폰과 듀얼스크린을 놓고 ‘접는 방식’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샤오미·모토로라(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내세운 가운데 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듀얼스크린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열리는 반면 듀얼스크린은 별도의 디스플레이 두 개를 겹쳐 연결하는 형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 진영을 대표하며 폼팩터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수요가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혁신적 디스플레이를 내세운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폰들은 당분간 틈새 제품으로 존재할 것이며 두 진영의 우위는 2021년 쯤 결판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폼팩터 경쟁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폴더블과 듀얼스크린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렛대로 침체일로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탈출구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로 폴더블폰 시장 개척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을 통해 혁신의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보다 인폴딩의 곡률 반경이 작아 기술 구현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는 이번 한국전자전에서 ‘최고 신제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곡률반경은 일반적으로 휘어지는 곡선을 의미한다. 물체가 살짝 접힐 때는 반경이 크다고 하고 완전하게 접히면 반경이 작다고 한다. 곡률반경이 작을수록 화면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기 때문에 아웃폴딩보다 내구성 확보가 어렵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을 찾은 시민이 삼성 갤럭시 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DB)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을 찾은 시민이 삼성 갤럭시 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DB)

당초 4월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에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제품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그간 ▲화면 보호막 제거로 인한 디스플레이 손상 ▲접히는 부분(힌지)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힌지와 디스플레이 틈 사이 이물질로 인한 손상 사례 등이 보고됐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최상단인 화면 보호막을 베젤 아래로 넣고 힌지 구조물과 제품 본체 사이 틈을 최소화했다. 또 힌지 상·하단 보호 캡을 새로 적용하는 한편 디스플레이 뒷면에 메탈 층을 추가했다. 

혁신제품에 대한 대기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출발은 순조롭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 폴드 자급제 모델 판매를 오는 14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정 공급한 물량이 조기 소진된 탓이다.

9월 6일 출시 후 1·2차 판매 물량이 10분 만에 조기 소진된 국내에 이어, 영국·프랑스·독일·싱가포르·미국·인도·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초기 판매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폴란드, 멕시코, 스위스 등에서도 갤럭시 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벌써부터 2세대 폴더블폰 출시를 위해 뭍밑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유럽특허청(EUIPO)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갤럭시 폴드 후속작으로 여겨지는 특허 여러건을 등록했다.   

◆ LG전자, 기본에 충실한 '듀얼스크린' 전략 

LG전자는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검증되지 않은 폴더블폰 대신 화면을 덮는 플립(Flip)형 케이스에 탈착식 ‘듀얼 스크린’을 선택한 것. 이는 아직은 생소한 4:3 스크린 생태계보다 16:9 스크린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폴더블 기술에 대해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듀얼스크린은 폴더블로 가기 전 중간 단계가 아닌, 실용적인 폼팩터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LG 스마트폰 신제품 'V50S 씽큐' 티저
LG 스마트폰 신제품 'V50S 씽큐' 티저

이는 5G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더 빨라진 통신 속도에 걸맞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사용자들은 듀얼 디스플레이와 5G 속도를 활용한 게임,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11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50S 씽큐(ThinQ)를 국내에 출시하며 업그레이드된 듀얼 스크린으로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미국 포브스)'임을 강조했다. 상반기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던 V50 씽큐의 주요 사양을 이어받은 제품이다.

V50S는 전작인 V50을 바탕으로 사용성을 개선했다. ▲3200만화소 고해상도 전면 카메라 탑재 ▲480분의 1초 순간보착 인공지능 액션샷 ▲초고화질 저속촬영 4K 타임랩스 ▲스태디캠 ▲마이크 감도를 높여주는 'ASMR' 등 콘텐츠 제작에 특화된 기능도 강점이다.

듀얼 스크린이 북미에 출시되지 않은 V50 씽큐와 달리, 이번에는 국내 출시 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오승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마케팅담당은 “지속 진화중인 LG 듀얼 스크린을 앞세워 보다 많은 고객들이 LG V50S 씽큐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는 빨간불 

지난해 약 2억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화웨이는 5G 폴더블폰으로 삼성전자와 경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제제 영향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품질 향상 문제로 출시까지 미뤄지며 삼성 추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월 공개된 폴더블폰 '메이트 X'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월 공개된 폴더블폰 '메이트 X'

화웨이가 지난 2월 발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Mate) X'는 아웃폴딩 방식(밖으로 접는 형태)이며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갤럭시폴드보다 더 크고 두께는 아이패드보다 얇다. 접으면 전면 6.6인치, 후면 6.38인치이며 펼치면 8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메이트 X가 언제 시장에 나올지는 미정이지만 이르면 이달 중에 글로벌 출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이달 2일부터 화웨이와의 거래를 일부 중단했다. 화웨이 최신 플래그십폰인 '메이트 30' 시리즈 사용자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지 못하며, 라이선스 계약이 필요한 구글플레이·지메일·유튜브 등도 탑재할 수 없다. 

출시 예정인 '메이트X'도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공산이 높다. 페이스북도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자사의 모든 기본앱 공급을 종료키로 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이 밖에 중국업체 가운데는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 ‘‘레이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 역시 전면·후면·측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감싼 ‘미믹스 알파’를 내세우며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12월 출시가 목표다.    

◆ 스마트폰 시장서 철수했던 MS도 ‘도전장’ 

2년 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힌지로 이어 붙인 스마트폰을 깜짝 공개하며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MS는 10월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연례 신제품 발표행사를 통해 듀얼스크린을 탑재한 ‘서피스 듀오(Suface Duo)'를 선보였다. 최대 특징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듀얼 스크린을 통해 ‘업무가 편한’ 스마트폰을 구현했다는 것.  

MS가 2일 공개한 폴더블폰 '서피스 듀오'를 펼친 모습
MS의 폴더블폰 '서피스 듀오'

MS는 최상의 생산성 경험과 서피스의 하드웨어 디자인, 그리고 안드로이드 앱을 하나로 접목했다고 밝혔다. 두 개의 얇은 5.6인치 디스플레이는 펼치면 8.3인치 태블릿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으며 앞뒤로 360도 접을 수 있다. LG의 V50S 씽큐와 마찬가지로 두 화면에 별도 앱을 띄워 실행하거나 두 화면 전체에 하나의 앱을 실행할 수 있다. 

또 서피스 듀오는 스마트폰을 연 상태에서 두 번째 화면을 ▲게임 조종기 ▲키보드▲영화 시청 시 받침대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서피스 듀오는 일체형이지만 활용도 측면에서 LG전자의 V50 듀얼스크린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는 서피스 듀오를 2021년 말경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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