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인공피부로 로봇 신체와 주변 환경 감지
사람과 부드러운 접촉 가능해 ‘간호 로봇’ 활용 기대감↑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독일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이 인공피부와 제어 알고리즘을 결합한 시스템을 개발해 전신 인공피부를 가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H-1'을 선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피부는 동전크기의 육각형 셀로 구성된다. 로봇 전신에 1만 3000개 이상의 센서를 부착해 감촉과 온도뿐 아니라 주변 환경을 훨씬 더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향후 안전성 높은 간호 로봇으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IEEE 엑스플로(Xplore)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IEEE 엑스플로(Xplore)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사람 피부와 같은 구조로 사물을 인식하는 'H-1'이 실제 작동하는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봇의 인공피부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컴퓨팅 용량이다. 그동안 감압 센서 등을 통해 사람 피부를 로봇에 재현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수백 개 정도의 센서를 가진 기존 로봇은 처리 능력에 한계를 보였다. 피부에 500만개 수용체를 가진 사람 피부와 같은 감각을 재현하는 것은 어려웠던 것.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반면 H-1의 전신에는 온도·압력·가속도·물체 접근을 감지하는 센서를 갖춘 1260개의 셀(1만 3000개 이상의 센서 포함)가 탑재돼 새로운 ‘신체 감감’을 느낄 수 있다. 연구팀이 방대한 센서를 내장한 인공피부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값이 변경될 때만 센서에 정보를 전송하는 '이벤트 구동형 시스템(event-based system)'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기존 로봇은 모든 센서 정보를 처리하는 반면 H-1은 ‘새로운 감각’만 잡아 처리한다. 이는 인간의 신경계가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가령 사람이 셔츠를 입으면 피부가 이에 익숙해져 금방 셔츠 감촉을 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연구팀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최대 90% 용량을 절약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또 일반적인 센서는 섬세하기 때문에 강한 충격이나 하중에 쉽게 파괴된다. 하지만 H-1의 인공피부는 발바닥에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튼튼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지상 감촉을 인식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또한 셀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일부 셀이 작동을 멈추더라도 기능을 유지한다.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

특히 H-1은 온몸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사람을 부드럽게 안을 수 있다. 산업 응용 분야에서는 중요치 않을 수 있지만, 간호 등 사람과 긴밀한 접촉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일반적인 로봇은 사람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수준의 힘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H-1이 간호에 요구되는 ‘인체에 밀착해 동작을 보조하는’ 동작을 보다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든 챙 뮌헨 공과대학 교수
H-1을 개발한 고든 챙 뮌헨 공과대학 교수

연구팀을 이끈 고든 챙(Gordon Cheng) 교수는 "앞으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소형 셀 개발에 주력하겠다"며 사람 피부에 더 가까운 감각을 가진 로봇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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