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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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과거 연구를 통해 걸음걸이의 속도에 따라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약 9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걷는 속도는 뇌와 신체의 노화 속도와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걷는 속도와 노화의 관계를 규명한 이번 논문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과 미국 듀크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발표했다. 연구 성과는 미 의사협회의 온라인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기존 연구로 밝혀진 "70~80대 노인의 보행 속도는 신체와 중추 신경계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근거로 만 45세의 중년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나는지 검증했다.

구체적으로 1972년 4월 1일부터 1973년 3월 31일까지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출생한 1037명을 추적한 '더니든 연구(Dunedin Study)'의 대상자(2017년 4월~올해 4월 사이 45세가 된) 중 실험에 동의한 904명에게 ▲보행속도 측정 ▲MRI 뇌 스캔 ▲건강 진단 등의 검사를 실시했다.

(출처: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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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45세 시점의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일수록 뇌의 용적·표면적이 작을 뿐 아니라 빠른 노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과 치아 건강도 등 19종의 건강진단에서도 신체적 노화가 빠른 징후가 관찰됐다. 또 8명의 자원봉사자에게 실험 대상자의 얼굴사진을 보여준 실험에서 보행이 느린 사람은 늙어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걷는 속도와 노화의 관계가 외형·두뇌·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또 실험 참가자가 3살에 실시한 인지기능과 보행 속도를 비교한 결과, 3세의 인지기능이 낮을수록 45세 시점의 보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과 미국 듀크대학교 공동연구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과 미국 듀크대학교 공동연구팀)

연구팀은 유아기 인지기능과 45세 시점의 보행속도 사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음의 6가지로 추정했다. 

· 인지기능과 보행기능에 공통된 뇌 영역이 관여할 가능성
· 인지기능이 높으면 금연·건강한 생활습관·건강한 식생활 등에 유의할 가능성
· 인지기능이 높으면 보다 나은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건강관리도 수월할 가능성
· 인지기능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아, 안전하지 않거나 유해한 노동환경 및 상황에 자신을 덜 노출할 가능성 
· 뇌는 장기 중에서도 섬세한 기관이므로 장기기능 저하 영향이 현저하게 나타날 가능성
· 유전적 요인이 인지기능과 보행기능 모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보행 테스트는 고령자의 단순한 운동기능 측정뿐 아니라 평생에 걸친 통합적 건강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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