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xhere.com)
(출처:pxhere.com)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기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절반은 일회용이다. 매년 몇 백만 톤(t)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수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태계를 멍들게 하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대처는 향후 환경 문제의 중요한 과제지만, 대표적 해결책으로 지목되는 ‘비닐봉투 사용 금지’가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덴마크의 정치학자이자 코펜하겐 환경평가연구소 전(前) 소장인 비외른 롬보르(Bjørn Lomborg)가 주장했다. 

플라스틱으로 야기되는 환경오염의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이에 캐나다와 EU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유통을 2021년까지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

롬보르는 이러한 노력은 칭찬할 만한 것이지만 플라스틱이 인류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통해 식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운송 손실을 줄이며, 주사기와 약병 등 의료제품은 보다 안전한 사용이 가능해졌다. 모든 플라스틱을 없애는 것은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의 장점은 유지한 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먼저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투 없애기'를 떠올린다. 실제로 현재 20개국 이상이 비닐봉투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테러조직 알카에다조차 비닐봉투를 "인간과 동물 행복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롬보르는 "비닐봉투는 해양에 떠있는 플라스틱의 0.8% 이하이며, 모든 나라가 비닐봉투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큰 차이는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부유한 국가에서 비닐봉투 금지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은, 개발도상국 환경정책 확충을 통해 부실한 폐기물 관리체제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대륙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절반은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4개국에서 발생한다. 중국은 2008년 얇은 비닐봉투를 금지하고 두꺼운 비닐봉투에 세금을 부과했지만 아직도 전체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2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 flickr.com)
(출처: flickr.com)

또 올해 1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는 비닐봉투 금지로 매년 4000만 파운드(약1800만kg)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되던 많은 비닐봉투는 쓰레기봉투로 재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오히려 쓰레기봉투 소비가 1200만 파운드(540만kg) 증가했으며, 종이가방 소비도 두 배로 증가해 더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로 이어졌다. 

비닐봉투의 효율적 사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2년 아일랜드가 실시한 비닐봉투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롬보르는 말한다. 이를 통해 아일랜드 국민은 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을 연간 328개에서 21개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환경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대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롬보르는 역설했다. 개발도상국 폐기물 관리를 통해 플라스틱을 절감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 현재 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의 상당수는 어업에 사용되는 부표나 그물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이를 해결할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