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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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일반적으로 동물은 몸 크기와 심박수가 반비례한다. 사람은 평균 60회에서 100회 범위인 반면, 작은 포유류인 뾰족뒤쥐(Shinto Shrew)의 심박수는 분당 1000회 이상이다. 

해양 생물학자이자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제레미 골드보겐(Jeremy Goldbogen)이 이끄는 연구팀이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대왕고래(blue whale)’의 정확한 심박수 측정에 성공했다. 대왕고래는 놀랍게도 최소 1분에 2회까지 심박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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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보겐 교수는 생물학적·생리학적 관점에서 고래에 관심을 가지고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빨판(吸盤) 형태의 비침습적 심전도 장치를 몸길이 22m의 암컷 고래에 장착해 9시간의 데이터 확보에 성공했다.

기존에 흰고래(white whale) 심박수를 측정한 기록은 있지만 대왕고래의 심박수 측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수 중 대왕고래 심박수는 평균 1분에 4회~8회 사이이며 가장 낮을 때는 2번까지 줄어들기도 한다. 또 호흡(산소보충)을 위해 물위로 떠오를 때는 심박수가 분당 25회~37회까지 증가했다. 대왕고래는 물속에서 혈액 활동을 줄여 소모되는 산소 공급량을 최소한으로 제한해 깊은 바다 속에서도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심장 박동이 이렇게 느려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혈압을 높여 심장을 보조하는 대동맥궁(aortic arch)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왕고래의 진화된 대동맥궁은 혈액을 보관한 후 수축해 몸에 보내는 역할을 담당, 심장을 충실히 보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보겐 교수는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는 200톤에 달하는 대왕고래가 물속에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진화를 거쳤는지 신체 내부의 생리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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