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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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게임이나 SF 영화 속에서 달과 화성 기지는 흔히 돔 형태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하이퍼루프(Hyperloop: 일론 머스크가 발표한 차세대 교통 시스템) 전문가이자 화성탐사 관련 저서 등을 집필한 케이시 핸드머(Casey Handmer)는 자신의 블로그에 "돔형 우주기지는 외형은 근사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핸드머는 "우주기지의 목적은 그 행성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에 있다"며 화성기지 건설을 예로 들어 "화성 표면은 공기층이 얇고 평균기온이 영하 43도까지 떨어지는 극한 환경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로켓으로 반입하는 장비·자재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구에서 가져온 자원을 모두 소비하기 전에 화성에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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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화성에서 자급자족을 위해 농업·공업을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움직임에 한계가 있는 우주복을 벗고 활동할 공간이 필요하다. 핸드머는 "효율성 관점에서 개척 초기의 화성기지는 1층으로 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성기지를 돔형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돔의 강도다. 돔은 내부 공기압에 의해 돔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핸드머는 "일반주택 크기의 돔조차 접합 부분에 공기와 열이 새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돔 부분에 걸리는 양력(lift)은 돔 면적에 비례하고 지면 접착 부분에 걸리는 힘은 돔의 둘레에 비례하는데 핸드머의 계산 결과, "화성에는 직경 150피트(약 45m) 이상의 돔은 건축할 수 없다"는 것.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케이시 핸드머 블로그)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케이시 핸드머 블로그 제공)

또 돔형 기지는 일단 완성되면 확장이 어렵다. 필요할 때 또 다른 돔형 기지를 세워야하며, 이 경우 ‘기지 간 연결’이 문제가 된다. 트럭 등 대형차량이 통과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긴급할 때 연결을 차단하고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간이벽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핸드머는 우주에서 이러한 연결 구조는 ‘공학의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화성 기지가 가장 적합할까? 

핸드머는 "장력구조(tension structure) 건축물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돔 역시 장력구조지만 개인적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철제 케이블 기둥을 세운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아래가 핸드머가 공개한 확장성 및 내구성이 우수한 우주 건축물의 컨셉 이미지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케이시 핸드머 블로그)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케이시 핸드머 블로그 제공)

그는 건축 자재로 ETFE(ethylene tetrafluoroethylene) 폴리머를 추천했다. ETFE는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갖고 있고 열과 화학 변화를 통한 용착이 가능하다. 또 바닥에 건축 자재를 깔아도 압력이 새는 것을 방지할 수 없고 농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닥 부분은 화성 토지를 직접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핸드머는 화성의 자연지형을 이용하는 방안과 지하에 기지를 건설하는 안은 시추에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자연광을 활용할 수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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