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로 매년 2천만 명이 집 떠나
개발도상국의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에 피해 집중
옥스팜 “선진국의 재정 지원 있어야”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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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이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지난 10년간 난민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년 2000만 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 혹은 난민이 되고 있으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저소득 국가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난다.

옥스팜이 2일 발표한 '강제이주(Forced from Home)'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해 발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매해 2000만 명이 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 사이클론·홍수·산불로 난민이 될 가능성은 지진 및 화산 폭발로 발생하는 난민보다 7배 높고, 분쟁 난민보다도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난민 문제는 12월 2일~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5)의 의제이기도 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를 피할 수 있는 지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발생한 홍수와 산불이 유럽과 호주에서 발생해 수천 명이 대피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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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은 "세계의 탄소오염에 가장 책임이 없는 저소득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나이지리아·볼리비아 등 저소득 및 중저소득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은 극단적인 기상재해로 인해 집을 잃을 가능성이 미국 등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에 비해 4배 높다. 또 지난 10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로 피난을 떠난 사람의 80%는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옥스팜은 이어 영토가 좁고 저지대의 개발도상국 섬나라들(SIDS: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은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쿠바·도미니카·투발루 등에서는 2008년~2018년 사이 인구의 약 5%가 기상 이변으로 대피했다. SIDS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유럽에 사는 사람들보다 극단적인 기상이변으로 집을 잃을 가능성이 150배나 높다. 이러한 SIDS 국가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은 고소득 국가의 3분의 1에 불과해, 기후변화의 영향이 불평등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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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정책 책임자인 팀 고어는 "최악의 영향을 받는 이들은 항상 가장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며, 특히 여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소말리아처럼 분쟁이 발생하는 나라는 특히 재해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이클론과 같은 돌발적 재해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재해도 위험하다. 홍수로 해안 농업지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거주민은 영원히 지역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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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는 개발도상국을 위협하는 기상문제에 대해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결국 누군가는 재해로 발생한 손실을 지불해야하는데, 현재 그 대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을 논의해야한다"고 호소했다.

기후변화와 환경을 연구하는 랜섬 연구소의 밥 워드 디렉터는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 문제는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면 사회에 불안정과 갈등이 생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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