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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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기존 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지능뿐 아니라 교사의 고정관념·가정의 경제상황·수면주기 등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심리학회(APA)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일반적 요소 외에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은 학생일수록 학교 성적이 우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은 미국 심리학회가 발행하는 ‘심리학 회보’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생물공학정보센터(NCBI: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에 등재됐다. 

캐롤린 맥캔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 NCBI
캐롤린 맥캔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 NCBI

본인 또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지능을 '정서지능(Emotion Quotient, 이하 EQ)'이라고 한다. 최근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로 주목받고 있지만 학문 영역으로 취급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로,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캐롤린 맥캔(Carolyn MacCann) 교수가 이끈 공동연구팀은 EQ와 학업 성공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1998년~2019년 사이에 발표된 27개국(영어권 76%) 160개 이상의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또 이번 조사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4만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폭넓게 이루어졌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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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높은 정서지능을 가진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교 성적과 상위학교 입시성적 등에서 더 우수한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러한 경향은 개인 지능이나 성격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전 연령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맥캔 교수는 "높은 지능과 성격 특성이 학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는 학생의 학업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제3의 요소인 ‘정서지능’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정서지능이 학업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가령 정서지능이 높고 자신의 감정을 잘 제어할 수 있는 학생은 불안·권태·실망 등 학업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문제가 학업에 큰 지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한다. 또 정서지능이 높은 학생은 교사·부모·반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쉽고, 이는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 미국심리학회(APA)

정서지능은 학업과 간접적으로 관련된 요소뿐 아니라, 학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역사와 언어 등 특정 과목에서 인간의 행동 원리와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정서지능이 높은 학생들은 이러한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감성지능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수학·과학 분야의 성적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맥캔교수는 “정서지능은 학교 전체에 매우 유익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학생들의 정서지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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