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밴 급성장...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이 견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아마존 제공 (이하 동일)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아마존 제공 (이하 동일)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올해 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온라인 매출은 온·오프라인 모두 예년보다 크게 호조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11월 1일~12월 24일까지 미국의 소매 판매(자동차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매출액이 18.8% 급증해, 전체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6%를 차지했다. 

◆ 美 온라인 쇼핑 급증...“홀리데이 시즌 판매액 사상 최대”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박싱데이(Boxing day)까지의 ‘홀리데이 시즌’에 연말 판매 경쟁이 본격화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11~12월은 연간 소매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쇼핑 기간이다. 연말 쇼핑시즌의 실적 자체가 미국 실물경제의 성적표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올해 추수감사절은 11월 28일로 지난해보다 1주일 늦어, 크리스마스까지의 연말 성수기가 6 일 적었다. 이에 업체들은 일찍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옴니채널 대형행사를 전개했다. 여기에 약 50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 중인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인상 추세 등에 힘입은 소비심리 개선 효과로 인터넷 판매가 급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쇼핑 호실적, 특히 온라인 거래 호조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은 배송을 담당하는 상용 밴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의 상용 밴 판매대수는 5% 증가했으며 올해는 19%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자동차 시장 전체의 판매는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온라인 판매 품목이 의류·신발 등 공산품에서 식료품까지 확대되며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류서비스를 바탕으로 유통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의 신속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배송’이 자리하고 있다. 

◆ 아마존의 자체 배송망 확충과 빠른 배송, 미국 자동차 시장에 의외의 ‘혜택’  

아마존은 자사 유료회원인 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임 당일 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2시간 배송(프라임 나우), 일요일 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당일 배송에 대한 수요 증가가 보다 작고 다목적의 상용 밴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 애널리스트들은 온라인 판매 호조가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2020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아마존의 ‘딜리버리 서비스 파트너(Delivery Service Partner)’ 프로그램도 일조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UPS·페덱스·USPS 등 고가의 대형 물류 회사를 대신할 납품업체를 늘리기 위해, 저렴한 중소 물류 회사(배송업무 하청업자)를 대상으로 아마존 브랜드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업체 당 대략 100명 정도의 직원 고용과 20~40대 차량 임차를 통한 배달 업무를 수행한다. 리스 차량·유니폼·휘발류·보험 등은 물론,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 밴을 2만대 주문했다.

아마존이 이처럼 운송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은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비즈니스 확대 및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아마존의 배송 비용은 실제로 최근 10년 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800개 업체와 배송 사업계약을 맺었으며, 약 3만대의 밴을 배송에 이용하고 있다. 연말 쇼핑 시즌에 아마존 로고가 들어간 밴은 미국 거리 곳곳을 누볐다. 

혜택은 ▲미국 포드 자동차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 (FCA) ▲다임러AG 산하 메르세데스-벤츠로 돌아갔다. 여기에 아마존이 출자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존은 리비안에 이미 전기차 10만대를 주문했고, 리비안은 2020년 전기 픽업트럭 ‘R1T’ 출시도 앞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자동차 시장은 꽤 오랜 기간 호황이 이어졌지만 이제 일정수준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주도한 상용 밴 판매량 증가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고마운’ 성장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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