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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가 선도해온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애플이 거센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자사의 주력분야인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 강화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AI가 미래 IT패권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단순히 아이폰을 필두로 한 하드웨어에만 집중해서는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여타 소프트웨어 IT 기업들에 밀려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물로 보인다. 

◆ 애플,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엑스노’ 2억 달러에 인수  

애플이 AI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디바이스와 첨단기술, 특히 AI와의 융합은 이미 주요 트렌드로 부상했다. 또 AI와의 연계는 최근 주목을 모으고 있는 ‘엣지컴퓨팅’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동안 연이은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AI 부문 강화에 힘써온 애플이 이번엔 시애틀에 본사를 둔 AI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엑스노(Xnor)'를 2억 달러(약 2315억원)에 인수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 엑스노 홈페이지

CNBC 등 15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엑스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설립한 AI 연구소에서 2016년 독립한 스타트업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엑스노에 MS, 아마존, 인텔 등이 접근했지만 결국 애플과 손을 잡았다. 인수금액 2억 달러는 애플의 최근 기업 인수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 부상하는 ‘엣지 AI’...프라이버시 강화 정책과도 맞물려     

엑스노는 AI를 거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아닌, 연산 능력이 제한된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단말과 같은 소형 하드웨어에서 실행하는 데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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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컴퓨팅은 각종 단말 주변에 소규모 서버(엣지 네트워크)를 배치해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바이스 시장의 개인화되는 추세 속에서 이 기술은 향후 AI의 확산에 중요한 개척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멀리 떨어진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컴퓨터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자원을 가지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엑스노가 처음 개발한 장비는 얼굴인식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안 카메라였다. 현재는 소매점 진열대를 모니터하고 재고관리를 지원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엣지 AI로 불리는 이 기술은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 엑스노 홈페이지

단말에서 바로 AI를 실행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개인 데이터를 굳이 클라우드로 보낼 필요가 없다.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있어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특유의 경영철학을 가진 애플 입장에서 타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  스타트업 사냥 나선 애플...차세대 하드웨어 대비한 AI 강화 포석   

애플의 AI 비서 ‘시리(Siri)’는 당초 미 스탠포드연구소(SRI)에서 개발한 기술이었다. 연구진이 회사를 차려 독립하자 애플이 2010년 이를 인수, 자사의 핵심 AI 기술로 키우고 있다.  

2018년에는 구글에서 8년간 근무한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를 수석부사장으로 고용,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전략 부분을 맡기며 AI 부문을 강화했다. 이와 동시에 AI 스타트업 인수에도 속도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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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금까지 ▲드라이브.ai ▲실크랩스 ▲풀스트링 ▲투리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을 차례로 인수하며 자율주행과 AI 부문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에만 40여개 이상의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엑스노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에 AI를 탑재해 디바이스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이 사실상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애플이 차세대 디바이스에 AI를 어떤 방식으로 담고 구현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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