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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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자산 10억 달러 이상을 소유한 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의 전체 재산(8조7000억달러)이 전 세계 인구의 약 60%인 46억명이 가진 부(8조2천억달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불평등은 통제 불능의 상황이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불평등보고서 2020’ 中)

옥스팜은 20일(현지시간) ‘돌봄노동에 관심을 가질 시간: 무급 저임금 가사노동과 세계적 불평등 위기(Time to Care: Unpaid and underpaid care work and the global inequality crisis)’ 제목의 보고서에서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크레디트스위스의 ‘2019년 세계 부 보고서’, 포브스의 ‘2019년 억만장자 순위’, 국제노동기구(ILO)의 ‘미래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돌봄 노동 및 돌봄직업’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상위 1%는 69억명이 가진 재산보다 2배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고 전 세계 가장 부유한 남성 22명의 전체 재산은 아프리카 전체 여성보다도 많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세계적 빈과 부의 격차 뿐 만 아니라 남녀간 부의 불평등을 조명했다.

원인은 불공평한 과세와 성차별적인 경제체제

보고서는 큰 빈부격차의 원인이 ‘슈퍼리치에 대한 과세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전 세계 세금 중 오직 4%만이 부에 대한 과세에서 나오며, 몇몇 연구에서는 슈퍼리치들이 최대 30%에 달하는 조세 채무를 회피하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옥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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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극도로 낮은 법인세 과세로 슈퍼리치들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는 세금 체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원인으로 ‘불완전하고 성차별주의적인 경제체제’를 들었다. 이런 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경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소외된 빈곤층 여성과 소녀들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은 매일 125억 시간 동안 ‘무급 돌봄노동(unpaid care work)'을 제공하고 있다. 돌봄노동은 아동·노인 돌보기, 요리, 청소와 같은 일상 가사를 포함한다.

이러한 돌봄노동의 가치는 10조8000억달러로 추산되지만 그들의 노동은 평가 절하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재정적 이득은 부유한 이들에게 귀속되며, 그들 대다수는 남성이다.

이러한 불공정한 체제로 인해 가장 빈곤한 계층의 여성과 소녀들을 착취하면서 부자들의 부와 권력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

국제노동기구(ILO)는 2018년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노인 1억명과 6세부터 14세까지의 아동 1억명이 추가적으로 돌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 세계가 ‘인구 고령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급 또는 저임금 돌봄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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