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교수 ‘폐렴과 기상 상황’ 연구

데일리포스트=코로나19, 기온 오르면 종식된다는 주장은 '가설'
데일리포스트=날씨 더워지면 사라진다는 코로나19의 가설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1. 코로나19는 날씨가 더워지면 없어질거야. 아프리카 등 더운 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잖아. (코로나19 발병 초기 관측)

#2.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줄어들기는(코로나19) 커녕 오히려 더 많이 늘었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 우리나라 보다 더운 나라도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데 도대체 기온이 오르면 코로나19 사라진다는 말은 어디서 나온거야? (3월 12일 펜데믹 선언 이후)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감염증 창궐 초기만 하더라도 기온이 높아지면 사그라들 것이라는 주장들이 나오곤 했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코로나19 발병 초기 열대지방인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를 비롯해 아프리카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가 적어 높은 온도에 따른 가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높은 기온에서 활동성이 약해지면서 종식될 것이라는 일부의 근거없는 주장과 가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매우 높은 초미세먼지 농도는 폐렴 등 바이러스 발생률을 오히려 감소시켰다. 원인은 미세먼지 흡입을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가천대 길병원 G-ABC센터 정재훈 센터장(사진)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자료에 등록된 환자 20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해 폐렴(바이러스, 세균, 기타 폐렴 등)과 기상 상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 발병률은 평균 기온과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은 ‘더위’와 상관없이 여름철에도 충분히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체 폐렴 발생률은 일교차와 습도, 초미세먼지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일교차와 습도, 초미세먼지가 일방적으로 높거나 낮다고 해서 폐렴의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실제로 하루 중 일교차는 5~10도 사이, 습도는 50~70% 사이에서 폐렴의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반면 이 수치보다 높거나 낮을 때는 폐렴 발생률이 낮았다.

정재훈 교수는 “바이러스나 세균성 폐렴 발생률은 단순히 기온이나 일교차, 습도와 상관있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람들이 활동하기 좋은 기온, 즉 적당한 일교차와 습도, 그리고 너무 높지 않은 초미세먼지 농도 등이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결과적으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폐렴과 같은 질환이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무력화될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된 가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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