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리검영 대학 연구팀 “게이머 약 10%에서 중증 ‘게임 중독’ 확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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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우리 사회에서 폭력이 미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끔찍하고 소름끼치는(gruesome and grisly) 비디오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내에서 연달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의 하나로 게임을 지목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게임이용장애)'을 2022년부터 '국제 질병 분류'의 새로운 질병으로 인정하는 등 게임이 아동 및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게임은 수출 효자산업인 동시에 부모가 규제해야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게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6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논문은 미국 브리검영 대학(Brigham Young University) 연구팀이 발표했으며, 발달 심리학 학술지 Developmental Psychology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Developmental Psychology Journal

연구를 주도한 사라 코인(Sarah Coyne) 교수는 "연구 목적은 게임과 특정 관련이 있는 장기적인 영향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춘기~성인까지의 6년간 병리학적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코인 교수가 주도한 연구에서는 15세 남녀 청소년 385명을 6년간 추적 조사해 ▲과도한 게임 시간 ▲게임을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증상 ▲게임으로 인해 건강에 미친 악영향 등 3개 항목을 통해 게임 중독이 발생했는지 조사했다. 조사 방식은 1년에 한 번 설문 응답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우울증·불안·공격성·비행·공감·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내향성·감각반응·경제적 스트레스·휴대폰 사용과다 등의 항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게이머 가운데 약 10% 정도에서 게임 중독 증상이 확인됐다. 또 게임중독이 확인된 실험 참여자의 경우 ▲우울증 증상 ▲공격성 증가 ▲내향성 악화 ▲휴대폰 사용과다 ▲성인이 된 후 겪는 높은 불안 증세를 보였다. 또 조사 시작 전 시점에 모든 변수가 동일한 케이스에서 게임 경험으로 인해 우울증 증상과 공격성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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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게임 중독을 일으키는 두 가지 주요 예측 인자로 '남성'과 '낮은 수준의 친사회적 행동'을 꼽았다. 친사회적 행동은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자발적 행동을 의미한다. 타인을 돕기 위한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은 게임중독이 되기 어려운 경향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실험 참여자의 72%는 6년간의 조사 기간 중 게임 중독 증상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으며, 18%는 시간 경과에 큰 변화 없는 중간 수준의 게임 중독 증상을, 나머지 10%는 게임 중독 증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게이머의 약 90%는 게임이 사생활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약 10%의 게이머는 게임중독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중독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로 나타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실제 조사를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에도 게임중독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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