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통한 저렴한 망막 진단법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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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생활습관병의 하나인 제2형 당뇨병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해 건강을 해친다. 특히 당뇨합병증 가운데 ‘안(眼)질환’은 시력 저하의 주요원인으로, 눈의 망막에 부담을 가중시켜 이를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독일 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 본 대학교와 인도 산카라 안과병원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의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자택에서도 누구나 망막 검진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 내용은 미국안과학회 공식 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저널에 발표됐다. 

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팀 논문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이 일으키는 대표적 합병증의 하나다. 안구에서 빛을 감지하는 망막에 존재하는 무수한 모세 혈관은 시각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러나 당뇨병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비정상적인 모세 혈관이 대량으로 만들어져 안저출혈 및 망막박리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력이 저하되고 최악의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 본 대학 부속 병원의 안과의사인 막시밀리안 빈터거스트(Maximilian Wintergerst) 박사는 "대부분의 경우, 레이저 치료 등 신속한 망막증 치료로 실명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뇨병은 자체 치료와 함께 진행 억제를 위한 운동과 식이요법 병행, 망막증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함께 이루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한 망막 검진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스마트폰 카메라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안구 내부를 진단할 수 있는 4가지(A,B,C,D) 검안경( ophthalmoscope) 방식을 고안해 산카라 안과병원에서 실제 검안을 실시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카메라에 추가 렌즈 어댑터를 장착한 D 방법으로 망막이상을 80% 비율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망막은 100% 진단이 가능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 본 대학교 연구팀 

이 기술을 응용하면 스마트폰 원격진단이 가능해진다. 가령 집에서 스마트폰 렌즈 모듈을 장착해 본인이나 가족의 눈을 촬영한 후, 온라인상으로 의사에게 전송해 진단을 기다리는 검진 방식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앱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환자 망막 이미지와 안과의사의 진단 내용을 분석해 암호화된 전자 의료기록 파일로 제작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이미지 분석 기술로 촬영된 망막 이미지에서 당뇨병성 망막증의 병적인 변화를 자동 감지하는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 본 대학교 연구팀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 안과 치료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를 줄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망막 검진 효율성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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