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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인간의 행복은 건강과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많은 논쟁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돈'이다. 

행복은 흔히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돈과 행복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 그간 발표된 다양한 연구로도 확인된다. 부유할수록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논문이 발표됐고, 2010년에는 "돈으로 인한 행복은 가구당 연수입이 7만 5000달러를 넘으면 한계에 달한다"는 논문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빈부격차의 확대 속에서 돈과 행복의 관계가 이전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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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심리학 교수인 진 트웬지(Jean Twenge) 연구팀은 시카고 대학이 197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종합 사회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1972년~2016년에 걸쳐 수집된 30세 이상 4만 명 이상의 미국인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 경제적 지위와 행복도의 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40년 이상의 데이터 분석 결과, 연구팀은 "돈과 행복의 관계는 조사기간 동안 변화했으며,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최근 들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경제력뿐 아니라 '교육 수준'도 조사 기간 동안 행복과의 관계가 변화했다.   

아래 그래프는 교육 수준과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며, 빨간색 그래프가 '4 년제 대학을 졸업한 백인', 주황색 그래프가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을 나타낸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샌디에이고 주립대 연구팀

1970년대에는 30세 이상의 백인이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대학 졸업 여부와 상관없이 40% 정도지만, 2016년 시점에서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대학 졸업자가 40%인 반면,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29%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경향은 소득 차이에서도 나타나며, 소득 수준에 따른 행복도 차이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에 걸쳐 꾸준히 증가했다. 

연구팀은 흑인의 소득과 교육 수준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에 걸쳐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많은 흑인'의 행복도는 증가한 반면, "교육 수준과 소득이 낮은 흑인'의 행복도는 증가하지 않았다. 즉, 1970년대에는 소득 및 교육 수준에 따른 흑인의 행복도 차이가 적었던 반면, 2010년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또 2010년 연구와는 달리, 행복도가 한계점에 도달하는 소득 범위가 확인되지 않았다. 가령 2020년 현재 연간 11만 5000달러를 버는 사람보다 연간 16만 달러를 버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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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미국의 빈부격차 확대가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미국 기업 CEO는 1978년에는 일반 직원의 30배의 연봉을 받았지만, 2018년 시점에는 271배의 연봉을 받는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집을 사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고졸자가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 격차가 심한 미국에서는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웃도는 속도로 주택·교육·의료 등의 비용이 상승해 중산층이 줄어드는 추세다.  

또 연구팀은 1970년대의 결혼 비율은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수입이 많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기혼이 미혼보다 행복도가 높다는 사실도 소득에 의한 행복도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트웬지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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