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 '코로나' 확인
화성·수성과 달리 내부에 뜨거운 물질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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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금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크기 및 평균 밀도가 가장 비슷해 ‘지구의 쌍둥이(Earth’s twin)’로 불리는 한편, 행성을 둘러싼 환경이 마치 지옥을 닮았다 해서 ‘태양계의 지옥’이라고도 불린다.

금성 지표에 대한 첫 연구 성과는 1989년 NASA가 발사한 탐사선 마젤란(Magellan)이 수행했다. 아쉽게도 마젤란 이후 30년 넘게 금성 지표에 대한 새로운 조사 내용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금성의 화산 활동은 과거에 활발했지만 현재 활동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통해 지질학적으로 거의 멈춰있다고 여겨진 금성의 화산 활동 증거가 확인돼 주목된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지구물리연구소 소속 연구팀은 "금성의 화산 활동은 끝난 것이 아니라 중단 상태일 뿐"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금성 지표면에서 최근 화산활동으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은 화산 구조물 ‘코로나’를 발견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ture Geoscience

논문 공동 저자이자 메릴랜드대학 지질학 교수인 로랑 몬테시(Laurent Montesi)는 "이번 연구 결과는 특정 구조를 지목해 '고대 화산이 아니라 지금도 활동 중인 화산으로 단지 휴면상태일 뿐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볼 수 있는 첫 사례"라면서 "금성에 대한 관점을 비활동 행성에서 내부에서 뜨거운 물질이 휘돌고 많은 활화산을 지탱할 수 있는 활동적인 행성으로 바꿔놓았다"고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금성 표면에는 고리 모양의 구조물인 ‘코로나’가 산재해 있다. 코로나는 행성 심층부에 있는 플륨 (plume)이라는 고온 물질이 지각을 뚫고 나올 때 형성된다. 하와이 제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형성된 맨틀 플륨이 존재한다. 플륨은 행성 내부가 뜨겁지 않으면 형성되지 않는다. 이에 과학자들은 그동안  "금성은 행성 내부가 차갑게 식은 화성이나 수성보다 지표가 나중에 형성된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아래가 금성의 코로나 모습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ture Geoscience

연구팀은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플륨에 의해 코로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했다. 이 결과, "코로나 지형은 플륨 충돌위치의 지층 두께와 경도로 결정된다는 것", 그리고 "지하 마그마 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해당 관찰을 통해 일부 코로나에서 관측된 차이들이 지질학적 발달 단계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과 최소 37개의 코로나가 최근의 지질 활동으로 인해 형성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금성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2032년 유럽우주국(ESA)이 금성의 지질학적 조사를 목적으로 한 엔비전(EnVision)이라는 미션을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금성에서 중점적으로 조사해야 할 위치 특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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