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pexels

[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화웨이 장비 쓰지마라"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한국도 반(反)중국 노선에 동참하라고 더욱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뉴욕외신센터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한국의 LG유플러스에 중국 화웨이 대신 다른 업체의 장비를 쓰라고 요구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untrusted vendors)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trusted vendors)로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면 미국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우리는 아마도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한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사용을)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며 "화웨이 기술 도입의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일부러 장애를 일으켜 기술력을 약화하거나 그 기술을 감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이동하면 기업들의 전체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특히 장비, 망구축 비용 등이 10%정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신속하게 옮기는 것이 재정적인 면에서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국무부

스트레이어 차관보의 언급은 지난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텔레콤과 KT를 ‘깨끗한 업체’로 거명하며 다른 통신사들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유일한 통신사다. 

LG유플러스는 서울과 수도권 북부지역에서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 지역 전체 5G망 중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 망을 철수한다면 서울, 수도권 북부지역에 5G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로는 현재 5G망이 LTE와 5G를 혼용하는 '5G 비단독 모드'라는 점이다. 즉 5G망을 철수할 경우,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LTE서비스도 전면 중단된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수는 168만 2339명, 국내 전체 5G 가입자 수의 약 24% 이상을 차지한다. 화웨이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LG유플러스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미국의 압박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