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한계 가까이 피자를 먹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한 번의 과식이라면 몸에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바스대학 영양·운동·대사 센터 연구팀은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피자를 먹었을 때와 더 이상 한 입도 먹지 못할 정도로 배부르게 피자를 먹었을 때의 몸 상태를 비교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 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됐다.
실험에 참여한 22세~37세 젊은 남성이 포만감을 느끼는 식사량은 평균 1500kcal 정도로, 실험에서는 두 배인 3000kcal 정도를 먹도록 했다. 가장 많은 피자를 먹은 참여자는 5000kcal 이상을 섭취했다.
영국 국민보험서비스가 정한 남성의 권장 칼로리는 일평균 2500kcal로 한 끼의 식사로 일일 권장량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 셈이다.
식사 후 실험 참여자의 혈액 등을 조사한 결과, 한계치의 피자를 먹을 경우가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먹은 경우에 비해 혈당 및 혈중지방이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효과는 아래와 같다.
· 혈당치가 높아지지 않았다.
·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인슐린이 50% 증가했다.
· 2배 이상의 지질(脂質)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및 FFA(유리지방산, Free Fatty Acid)으로 이루어진 혈중 지질은 다소 상승한 정도였다.
·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는 호르몬 GLP-1과 펩티드 YY가 크게 증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실험처럼 과식을 한 경우, 잉여 에너지는 지방 형태로 몸에 축적된다. 따라서 매일 과식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가끔 과식하는 정도라면 대사 제어 상실 등 건강에 대한 악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논문 대표저자인 아론 헨기스트(Aaron Hengis) 박사는 "만성적인 과식은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순환기 질환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는 인체가 갑작스러운 과식에 매우 잘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포만감을 느끼는 양의 2배를 먹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실험은 실험 참여자가 젊고 건강한 남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노인과 여성, 비만 상태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