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극지의 적철석(붉은색 표시)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GP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달의 극지에서에 산화철을 포함한 적철석(hematite)이 발견됐다고 하와이 지구 물리·행성 연구소(HIGP) 연구팀이 발표했다. 

산소가 없는 달에서 산화철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지구 상층의 대기 산소가 달에서 적철석을 만드는 산화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HIGP 연구팀 논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Science Advances

철은 산소와 반응하기 쉬운, 즉 녹이 생기기 쉬운 금속으로 알려져 있다. 산화철은 철과 산소의 화합물로 이를 구성하는 철 이온은 산화수에 따라 이산화철(II), 삼산화철(III), 사산화철(IV) 등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달에서 발견된 적철석은 삼산화철(III)을 포함한 광물이다. 

달에는 대기가 거의 없고, 철과 반응하는 산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달의 토양에서 철의 존재는 확인한 바 있지만 산화철은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다. 

HIGP와 NASA 제트 추진 연구소가 인도의 찬드라얀 1호가 촬영한 달 표면의 하이퍼 스펙트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과거 아폴로 계획 당시 채취한 샘플과 낮은 위도 데이터에서 발견된 적이 없었던 적철석이 고위도 지대 토양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달 표면의 분광 이미지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GP연구팀/NASA

연구팀에 따르면, 적철석이 발견된 위치는 위도 및 함수량(含水量, water content)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달의 뒷면보다는 항상 지구와 접하는 달의 앞면에 집중되어 있다. 

HIGP의 연구원인 리솨이 박사는 달의 적철석 증가는 지구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일본 달 탐사선 '가구야'의 데이터를 통해 지구 상층대기의 산소가 태양풍을 타고 달 표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수십억 년에 걸쳐 지구의 산소를 포함한 대기권이 태양풍과 함께 달 표면에 도달해, 적철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달 북극(왼쪽)과 남극(오른쪽)의 적철석 분포도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GP연구팀

연구팀은 지구의 산소가 닿지 않는 달의 뒷면에도 적철석은 미량으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산소뿐만 아니라 달에 있는 극소량의 물과 행성 간 먼지 입자도 적철석 형성 과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리 박사는 "이번 발견은 달 극지에 대한 지식을 바꿔 놓을 것이다. 지구는 달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NASA의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달 극지에서 적철석 샘플을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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