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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실업률이 정부 발표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7만 명을 돌파한 미국에서는 대량 실직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그 정의에 따라 과소 계산되고 있어, 실질 실업률은 정부 공식 발표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LBS)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미국 실업률 추이다. 2000년 이후 실업률은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 10월 10%로 올랐지만, 그 후 점차 감소해 2019년 12월 20년간 최저치인 3.5%까지 떨어졌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LISEP True Rate of Unemployment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실업률은 급증했다. 불과 5개월 후인 올해 4월에는 14.7%로 치솟았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률 급증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미국에서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10월 20일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는 과거 최다인 7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감염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미 정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7.9%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재무부에 근무했던 진 루드비히(Gene Ludwig)는 정부가 채택한 실업률 정의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실업자 정의는 ▲일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 ▲(질병이 없는 경우) 지난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했다"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다. 

이 두 조건에 대해 루드비히는 "일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일체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불과 몇 달러를 버는 사람은 통계에서 제외된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활동을 일정 기간 포기한 사람도 집계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언급하며, 실업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실태를 지적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른 실업률 하향 조정을 보정하기 위해 루드비히는 ▲풀타임(주 35시간 이상) 일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 ▲풀타임 직업을 원하고 있지만 그 시점에는 취업하지 못한 상태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임금(연간 약 210만원)을 벌지 못하고 있다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실업자로 간주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정의에 따른 실업률을 'True Rate of Unemployment(실질 실업률)'로 보고, 노동통계국 데이터로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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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루드비히가 산출한 실업률과 정부 공식실업률을 비교한 그래프다. 파란색 그래프가 실질 실업률이고, 흰색 그래프가 미국 정부의 공식 실업률이다. 9월 기준 그가 제시한 실질 실업률은 26.1%인 반면 정부 공식 실업률은 7.9%로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백인에 비해 흑인과 히스패닉의 실질 실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녹색 그래프가 흑인의 실질 실업률, 보라색 그래프가 히스패닉의 실질실업률, 파란색 그래프 백인의 실질 실업률이다. 9월 기준 흑인은 32.0%, 히스패닉은 30.8%, 백인은 24.3%로 집계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LISEP True Rate of Unemployment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실질 실업률이 높다. 녹색 그래프가 여성, 보라색 그래프가 남성이다. 9월 기준 실질 실업률은 여성 30.8%, 남성 22.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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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에 대해 루드비히는 "충격적이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 4명 중 1명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 임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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