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를 세계에 알린 이건희 회장의 초일류기업 ‘삼성’

[데일리포스트=신종명기자]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인지 모르는 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잘 모른다는 지구촌 사람들, 하지만 ‘삼성(SAMSUNG)’이라는 브랜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더군요.” (이OO A건설 임원=90년대 중반 이란 주재 근무)

실제로 그랬다. 앞서 사례를 전한 건설사 임원 외에도 무역 업무를 위해 80~90년대 유럽과 중동국가 주재로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아시아지역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은 모르지만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삼성’ 브랜드는 알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지금은 K-팝을 비롯해 한류 바람을 타고 전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인식하는 세계인들이 부쩍 늘어났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을 알고 있는 현지인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경제개발도상국’을 표방하며 본격적인 산업화에 뛰어들고 자체 생산을 통해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제품들이 하나 둘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국가에서 건설에 참여했던 국내 기업들은 이제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생산량 증가와 함께 수출에도 적극 나섰다.

대우전자, 럭키금성, 그리고 삼성전자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삼성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의 바통을 이어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신임 회장은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공언과 함께 최고의 제품 생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초일류기업의 시도를 위해 이건희 회장의 경영은 말 그대로 ‘모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영진 모두가 반대하고 나섰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 이 회장은 그 리스크 많을 것이라던 반도체 사업을 발판삼아 삼성그룹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 올리며 명실상부 삼성그룹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켰다.

‘Made in Korea’…과거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인지 몰랐던 지구촌 사람들은 자신의 집과 직장에서 한국에서 생산된 ‘삼성’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단순히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국가인 ‘대한민국’을 세계 곳곳에 홍보하는 견인차가 된 것이다.

지난 1992년 삼성은 세계최초로 63메가 D램을 생산하는데 성공하면서 반도체 강자로 올라섰다. D램 개발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 삼성은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데 이어 기술과 생산 모두에서 세계 1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공언했던 ‘초일류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낯설고 척박한 해외 시장에서 이른바 ‘무모한 도전’을 통해 반도체를 주축으로 전자 강자로 올라서며 ‘초일류기업’의 위상은 물론 조국의 국격까지 동반 상승시키는데 강력한 촉매제가 됐던 이건희 회장이 25일 생을 마감했다.

향년 78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한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지 6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리며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짧게 전했다.

이건희 회장과 함께 경쟁하며 대한민국 산업화를 주도했던 재계가 깊은 조의를 표했고 정치계와 국민들 역시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이날 타계한 故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9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삼남으로 태어났다. 1965년 와세다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1966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동양방송의 이사로 사회에 본격 발을 내딛었으며 78년 삼성물산 부회장을 맡았고 이듬해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한편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격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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