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퍼듀대 빛 95.5% 반사하는 페인트 개발
“강력한 냉각 효과”...낮 1.7도, 밤 10도 낮춰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탄소 나노튜브 기술을 이용해 가시광선의 99.965%를 흡수하는 벤타블랙(Vantablack)은 세계에서 가장 검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벤타블랙의 정반대 개념인 '궁극의 흰색'이 등장했다. 

물체는 그 온도에 따라 전자파를 방출하는데 이 전자파를 총칭해서 방사라고 한다. 고온의 물체는 주위에 전자파 형태로 열에너지를 내보내 온도를 낮추는 '방사냉각'을 일으킨다.

이러한 방사냉각이 열섬 현상과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직사광선에 의한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 고민해 왔다. 

미국 퍼듀대학 기계공학과 연구팀이 개발한 흰색 열 차단(냉각) 페인트는 페인트 혼합물에 탄산칼슘을 첨가한 아크릴 물감의 일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Cell Report Physical Scienc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ell Report Physical Science

기존 냉각 페인트는 빛 반사 효과가 최대 80~90%였기 때문에 주변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연구팀의 페인트는 직사광선의 95.5%까지 반사할 수 있다. 

덕분에 이 페인트를 칠한 물체는 직사광선을 받아도 야외에서 주위 온도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냉각 페인트가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래가 연구팀이 옥상 실험에서 촬영한 적외선 카메라 이미지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퍼듀대학

왼쪽 보라색 물체가 연구팀 페인트를 칠한 타일이고, 오른쪽이 시판 페인트를 칠한 타일이다. 동일 조건에서 직사광선을 조사했을 때 새로운 페인트를 칠한 타일 쪽이 저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의 실험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장소와 기상 조건에서 야외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페인트를 도포한 부분은 야간에 주위보다 10℃ 정도, 낮에는 1.7℃ 정도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일반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어컨 가동을 상쇄시킬 수준의 상당한 냉각 전력"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페인트는 기존 페인트처럼 이용할 수 있고, 마모나 물에도 강하며 야외 환경에서 최소 3주 동안 유지된다. 앞으로 페인트 내구성 향상을 위해 불화탄소 기반의 고분자 결합도 진행할 계획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퍼듀대학

기존 상업용 페인트와 제조공정 호환이 가능하며, 제조비용도 거의 동일하거나 더 낮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이 페인트는 ▲데이터 센터 ▲자동차 ▲실외 전기장비 등 광범위한 도입이 가능하다고 붙였다. 페인트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논문 대표저자인 퍼듀대학 슈린 루안(Xiulin Ruan) 교수는  "방사냉각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은 끈기를 필요로 하는 연구 과제다. 냉각 페인트는 지구온난화 영향을 완화하는 중요한 존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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